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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곳에서...

by posted Jul 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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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를 빌며.

참으로 세상 일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다.
한 달 전만 하여도 나는 분명 서울의 한복판인 정동에 있었고,
지금은 지구의 반대편인 뉴욕에 머물고 있으니...
안식년을 기해 스페인에 가기로 한 것 외에는
다른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전격적으로 계획이 수정되어 이렇듯
생각지도 않던 미국이란 땅에 와 있는 것이다.

막내 숙부 내외분의 급작스런 초청으로
성사된 이번 여행은 또 다른 지평을 열어 준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모든걸 대하는 내 스스로의 태도가 예전과는 퍽으나 다르니,
감성이 무디어진 걸까 아님 세상에 초연해진 걸까...?
라스베가스의 휘황찬란한 볼거리도 내게는 영- 아니었고,
젊음의 선망인 샌프란치스코의 아름다움도 별로였으며,
세계의 내노라하는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맨하탄 거리가
지척에 있는데도, 31번가 성당에 잠깐 조배한 것 외에는
아무데도 가고픈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숙부 집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있는
매일 새벽 성당 미사에 오가는 일이 요즘의 가장 큰 내 행복!!!
세상을 다 산 사람처럼 말이다.
어쩌면 복잡한 세상을 무대로
이렇듯 조용한 피정이 또 있을까...그저 감사드릴 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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