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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키우는 '보나'

by 김맛세오 posted Aug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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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가 함께...

 

보통 평범하다고 하는 만남이나 이야기들이 저에겐 늘 범상치 않은 내용으로 다가 오니,

아마도 그만큼 매사 민감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천안의 '보나'네와 약속이 되어 하루 쉬는 날 일정을 잡아

계룡산에서 화원을 차린 사돈 댁에 방문하기로 했었습니다.

'보나' 엄마와 사돈 댁은 꽃꽂이로 인연을 맺은 막역지우이지요.

 

'보나'는 지금 5살로 갓난 아기 때 입양된 여아랍니다.

그 아이 엄마와 함께 성북동 입양원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입양하던 날,

'아기가 참 못 생겼다'고 뜰뜰해 하면서 위 두 오빠 애들의 탐탁치 않아 하던 표정을

그 날 곁에 동석했던 저 역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보나'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을 잘 받아서인지

지금은 그림에나 나오는 공주님처럼 얼마나 예뻐졌는지요!

 

뉘보다도 '보나'를 뒷바라지해 주는 그 애 엄마의 혼신을 다한 지극정성은,

평소에 활동성이 강한 분이었지만, 하시던 모든 일을 접어두고 아이에게만 매어달리는 그 모습은

가히 혈육의 모녀관계 그 이상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육이 화원'을 하는 사돈집에 도착하여

오랫만에 만나 이야기꺼리가 꽤나 많았지요.

기념사진이라도 찍을 요량으로 보나 엄마가 다른 플라스틱 의자로 옮겨앉는 순간

의자가 부러지면서 화들짝 쓸어졌으니, 하마트면 큰일날 뻔하였답니다.

 

그런데 '보나'의 행동이 자못 의외였습니다.

엄마가 쓸어지는 순간, 경악실색을 하며 새파랗게 질리는 거였습니다.

그 아이의 그런 표정에 시종 지켜보던 제가 더 놀래 눈물이 나는 겁니다.

엄마에 대한 '보나'의 믿음은 가히 하느님 이상임을...!

어쩌면 갓난 아기 적에 친모와 헤어진 아픈을 다시는 겪기 싫은 본능적인 몸부림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 곁에서 지켜보니, 엄마가 곁에 있어도 "엄마!'를 줄곳 불러대는 '보나'의 시선에서도

다시는 이 세상에서 엄마를 잃고싶지 않은 그런 표정이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제 어릴 적에도 가끔은 어른들이 농담으로 "다리 밑에서 줒어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게 진짜인양 몇날 며칠을 슬퍼하곤 했으니,

자라는 아이들에게 그런 쓸데없는 상처를 줄 필요는 없는 거지요.

 

아무튼 건강하고 예쁜 '보나'야!

좋은 엄마를 만나 행복한 가정에서 다시는 아플 일이 없을테니

염려 뚝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렴.

어쩌다 보고싶어지고 기도해 주는 '맛 ...'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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