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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강아지야,그만 짖으렴!

by posted Oct 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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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를 빌며.

어제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웬 낯선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가 주인도 없는 집에
혼자 집을 차지하고 있다.
외눈박이 점에다 삐쩍 마르고 뻐덩니를 드러낸 녀석의 몰골에서
이쁜 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찾아 볼 수 없지만,
워낙 강아지를 좋아하는 나는 이 적막 산중을 찾아 준 손님이라 생각하니 반갑기도 했고, 넘 불쌍하게 보인 행색에
먼저 먹을 것부터 주었다.
굶주렸는지 허겁지겁 게 눈 감추 듯 싹 먹어 치웠다.

"화요일, 찾아 갈 것임'이라 써 놓은 칠판 글씨를 보니,
필시 세라.. 형제의 아는 분이 맡겨놓은 강아지인가 보다.

그런데 처음엔 짖지도 않고 끽 소리도 없어
벙어리인줄 만 알았는데,
웬걸 기운을 차렸는지, 걸핏하면 짖어대는 게
일하느라 조금만 멀어져도 가지 말라고 짖어대고
부스럭 소리만 나도 짖으니,
벌써 하루만에 이 녀석은 주인 반열에 오른게라
온통 조용했던 산야를 시끄럽게 뒤흔들어 대고 있다.
내일 모레면 찾아 갈 강아지이게 망정이지
오래오래 함께 지내다간
성거산 야생 친구들의 귀에 혼란이 오겠다.

아무튼 못생긴 나그네 강아지야,
며칠 네가 함께 있는 동안
쫌은 부산스럽겠지만, 좀 더 좋은 주인 곁으로 가서
사랑 많이 받고 편히 지내렴.
너를 보니,옛적에 몇 달 같이 지냈던
'진우'(진도개 이름)가 생각난다.
그녀석은 사냥의 귀재여서 성거산 동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단다.
걸핏하면 큰 덩치의 오소리를 잡아다가 큰 길가에
버려두질 않나, 숲 속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어찌나 민감했던지,
날짐승 조차도 얼씬도 할 수가 없었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별난 식성에 나처럼 된장이면 빠져죽을 정도였지. 나무 숲 속에서 일하는 날 찾아와 심심하다 비벼대던 그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산 속 친구들이 놀라지 않게,
있는동안 조용조용 지내면 좋겠다.
참 못생긴 너지만,
짧은 만남 긴 여운이 함께 하겠지.
청정 공기도 실컷 마셔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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