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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희한한 만남

by posted Dec 1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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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누리에 평화를 고대하며.

<주 안나> 할머니, 그리고 <장 리노> 젊은이
두 분 다 하느님 품으로 가신 분들.
전자의 할머니는 가까운 안성 분으로서
바로 오늘이 장례날이시라 어제 연도를 바쳐드렸고,
오늘 연미사를 바쳐드렸다.

할머니를 위해 연미사를 바치면서
<장 리노>도 함께 기억했다.

그러니까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해, 오세아니아 프란치스칸 미팅이 호주에서 열려
관구장님과 함께 시드니로 갔었다.
그런데 어찌 내가 호주에 왔다는 걸 알았는지
수도원에 도착하자마자
어느 생면부지의 분이 내게 전화를 했다.
그 목소리는 대단히 침울했고 좌우지간 당장 만나러 오시겠단다.
만나고 보니 <장 리노>라는 젊은이의 아버지...
사연인 즉은,그 날이 바로 아들의 3.5제 기일이란다.
해서 함께 그 집으로 가보니,
한국에 계셔야 할 엘리사벳 할머니가 와 계셨고,
리노의 엄마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반 실성하시듯
그 기막힌 사연을 얘기하고 또 얘기하시곤 하는 거였다.

며칠 전 <리노>가 죽은 사연은 이러했다.
대학생으로 평소 성품이 좋고 활발하여 친구가 많았단다.
부모님이 이민을 간 것도 그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였다.
그 날 <리노>가 느닷없이 친구들을 불러내어 바닷가를 거닐자고 제안했단다.
그래서 평온하기 짝이없는 모래사장을 친구들과 함께 희희낙낙 거닐게 되었고,
그때 갑짜기 해일이 들이닥쳐 이녀석들을 삼켜 버리고 말았는데
다른 아이들은 다 구출되었지만 <리노> 만이 영영...
그렇게 하느님 품으로 간 것이다.

그때부터 가족들은 <리노>를 위해 연미사를 바쳐왔으니,
벌써 22-23년 세월이 흘렀는데도 말이다.
<리노>의 3.5제날,나는 그를 ㅡ그렇게 만난 것.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장지까지 가서 기도를 드렸다.

오늘 <주 안나> 할머니의 하느님께로의 여정과 함께
최모니까 엄마, 허마리아 할머니,김요셉 할아버지,...문루시아,
김마리아 할머니...등 돌아가신 많은 분들이 유독 떠오름은,
<장 리노>의 사연과 함께
산 자와 죽은 자가 육신으로는 못만나지만
늘 영(靈)으로 친숙한 분들이라는 것.

<리노>는 그렇게 연미사 때마다 만나는 영적인 친구로
20년이 족히 넘었으니,
생면부지의 젊은이지만
참으로 하느님 안에 친숙해진 영(靈)의 친구.

<리노>군,
군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계실
내 이웃들에게 늘 안부 전하게나.
그리고 연옥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시련듯
마지막 고통 중에 계시는
자네의 조부모님이신 엘리사벳 할머니와 토마스 할아버지의
매일 기도를 통한 염원도 함께 들어주게나.
하느님께로의 여정이 결코 멀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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