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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돐' 잔치에 다녀 오면서.

by posted Nov 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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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주님의 평화.

어제, 세째 외삼촌의 첫 손녀 돐잔치가 있었다.
요즘 세상이 그러하듯이
어느 유명 음식점을 빌려서 했는데,
그야말로 조촐함과는 거리가 먼 거창한 자리였다.
순진무구한 아기를 위한 축원의 자리라기보다는
어른들 과시(誇示)의 장(場)이라고 해야 마땅했다.
평소에 여러모로 보나 상당히 검소하다 여겼고
교회에서 장로, 집사를 맡으신 외삼촌 부부임에도...
하기사 한세상 살아가며 돈을 많이 버는 것도
하느님의 축복이라는 목사님들의 설교를 종종 들어 오지만 말이다.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애기 엄마의 소원을 물으니,
역시나 애기 엄마의 소원도
"억수로 돈을 많이 버는 아이"가 되는 것이란다.
애기 엄마 아빠가 그런대로 사회적으로 꽤나 잘 나가는
사람들인데도- 그 가치 기준이 돈의 축적에 있다니,
요즘의 사회적 현실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좀 서글펐다.

성거읍내에서 걸어 올라오는 40여분 정도의 길
휘영청 보름달을 바라보며 걷노라니,
그 시끌하고 사람많아 피곤했던 심신이 그제야 좀 풀렸다.
사람들의 마음이 저 달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달은 욕심으로가 아닌 빈 마음일때
아름답게 채워지는 만월이 된다는 것을...
매일 대하는 한낮의 태양에도 감사할 줄 모르며
끝간데 없이 두더지처럼 금(金)을 위해 땅굴을 파들어가는
야행성 인간이 되어가는 세상!!!
자연의 두더지가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아는가?
그러나 두더지가 아닌 사람이 두더지처럼 산다면
참으로 하느님 앞에 우수운 꼴이잖은가.

달같이 밝고 예쁘게
그리고 태양같이 뉘게나 따뜻한 존재,
그런 아기가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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