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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함께 나누어야 할 형제 자매

by 김맛세오 posted Mar 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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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를 빌며...


  며칠 전 정원에 있는 키 큰 은행나무 전지 작업이 있었다.  그런데 높은 가지 사이에 까치 한 쌍이 집을 짓느라 몇 날 며칠 분주히 드나들면서  반쯤은 둥지를 엮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우야노!  밖엘 다녀오는 동안 전지하는 형제가 애써 짓고 있는 까치 집까지 무참하게 없애버렸으니...말못하는 까치 부부지만 공들인 탑이 무너져 얼마나 애간장이 탔을꼬! 

   

  언젠가 읽은 책의 한 귀절이 떠오른다.

  돈후앙이라는 분은 식물 학자에게 식물을 대하면,그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고백하게 했단다.

  "나는 당신보다 나를 조금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니까..."


  그렇다.  인간의 갑질 횡포 앞에 자연을 이기의 잣대로 함부로 대해선 안된다는, 그 앞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 것이리라.  사람은 평생 동안 자연을 통해 엄청난 양의 동물과 식물을 취하며 생명을 유지해 가고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니, 어쩌면 그들 앞에 군림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무나 풀보다 낫다는 얄팍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오히려 그들에게 마땅하고 겸허히 감사해야 할 존재가 아닌가 싶다.

  하기사 저 떠 가는 하늘의 구름 한 조각에게도 우리는 감사해야 하리라.  구름이 모여 이 땅에 비가 내리고, 그로 인해 모든 동식물이 생명을 유지해 가니... 사람은 물론 이 지구상의 모든 존재 이유는 각기 개체로서의 잘남이 아니라 서로서로가 돕고 살아가야 하는 공존의 생명체들인 것이어서, 나는 공기이기도 하고 새나 풀, 숲이기도 하며 구름과 나무, 흙, 바위,...온갖 미물조차도 공존의 형제 자매 관계에 있는 거대한  지구 공동체요 한 가족이 아니겠는가. 

  하나의 예로, 우리가 지리산(山)을 일컬어 어머니 산이라 함은 왜일까?  알고보면 산자락에 거하는 숱한 사람들과 그 안에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들은 젓줄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형제 자매들인 것이다.  


  위와 맥락을 함께 하여 프란치스코 성인같은 분은, 자연에 대한 남다른 예민함을 다해 창조 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영성적으로 온갖 자연의 신비를 깨달아 형제 자매 관계임을 깨달은 돈오(頓悟)의 천재임에랴!  따는 자연의 신비에 접하려면 무엇보다도 인간 스스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는 오만을 버리고, 만물을 존중하는 원초적인 순수성을 지녀야 하리라.  역사적으로도 오랜 세월 이러한 자만심으로 자연을 대해 온 인간이기에 지구상의 존귀한 생명들을 얼마나 많이 파괴하였 왔던고!


  나는 지난 6년간 성거산에서 지냈던 삶을 되돌아 보며 좋았던 일과 시간들을 갈무리해 본다.  산 주변을 수없이 오르내리면서,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눈에 선명히 띄던 작고 큰 동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노라면, 산 속에서 지내는 형제 자매들의 정황과 그 이야들이 소근소근 귓전에 스치는 듯...때로는 음악처럼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설핏 서해대교를 타고 넘어가는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볼 때마다 그지없는 행복감에 잠기곤 하였다.  

  인간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요 동반자라는 엄연한 사실을 숙지한다면, 언제나 자연 앞에 숙연해지고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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