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복궁역- 인왕산 코스를 염두에 두었으니, 요즘 이곳 주변에는 문화 예술에 관한 거리 행사가 많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  예상대로 긴 연휴란 이유도 있겠지만,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시청앞에 이르는 거리마다 설왕설래하는 인파들로 들끓고 있었다.  광화문 네거리쯤에선 다양한 장식의 퍼레이드가 있어 그야말로 문화 예술 측면에서의 볼거리들로 흥미진진!  그중엔 꼬마 여아들과 아가씨들이 화려한 배꼽 의상을 차려입고 악대에 맞춰 발리 댄싱을 하며 행렬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왔고, 하나같이 미남인 몇은 길고 긴 의족을 하여 장대같이 큰 키의 자태로 율동에 맞춰 흔들며 걷는 양이 매우 익살스럽고 재밋어 보였다.  그러나 보는 이들이야 축제를 대하는 양 그렇듯 흥미롭겠지만, 대중 앞에서의 광대 역할처럼 얼마나 다리가 아플꼬, 매우 안스러워 보이며 사뭇 측은해지는 거였다.

  그런 한 마당 거리 퍼레이드를 대하면서, 언뜻 화려한 불꽃놀이가 뇌리에 스친다.  깜짝 스쳐 지나가는 우리네 인생사처럼 결국 무상함의 뒤안길을 대할 수 밖에 없는...!  불꽃놀이에 대하여는 나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순간 즐기려는 유희와 같이, 지극히 짧은 시간에 소요되는 그 경비가 군비를 위하여 소요되는 엄청난 경비처럼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드는지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평화를 위해 써도 모자랄 혈세의 돈이, 시민들의 잠깐 즐거운 눈요기를 위해 한순간에 날아나 가버리는 것이 바로 불꽃놀이 따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기게 때문. 


  광화문 네거리에 이르니, 조금 전에 대했던 화려한 퍼레이드와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여러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뒤로 이순신 장군의 근엄한 동상이 언제나처럼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어, 마치 강대국(미. 중. 일)의 틈바구니에 낀 이 가련한 나라를 보살피기라도 하려는 듯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그런 형상이었다. 

  그 동상의 멀고 먼 배경으로 청와대 뒷 산인 북악산과 더 멀리에 자리하고 있는 북한산 보현봉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더욱 돋보여 한 컷 앵글에 담았다.  또한 멋진 북한산을 뒷 배경으로 자리잡은 서울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런던이나 빠리, 도꾜...같은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자연 경관이 걸출한 수도 서울!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경복궁역을 지나 사직 공원을 옆으로 해 인왕산에 다다랐다.  인왕산 중턱쯤의 장관이던 코스모스 길은 때가 이미 지나 거의 끝무렵이다.   


  오늘 걸으면서, 세상을 보고 대하는 척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인생의 화두처럼 떠오르는 상념들로, 내 가까운 주변의 것들이 결코 가벼운 묵상꺼리 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음을...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으로 가보리라 마음먹었다.   필시 흑석동으로 넘어가기 전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리라 짐작한...
    Date2021.09.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586
    Read More
  2. No Image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계획을 실천에 옮겨, 요즘엔 크고 작은 화분들이 꽤 ...
    Date2021.07.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678
    Read More
  3. No Image

    진주 빅토리아 할머니와의 만남, 고별

    T 평화와 선     며칠 전, 빅토리아 할머니의 장례미사에 참석코자 전 날, 진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하기사 할머니가 영면하시기 일주일 전쯤에, 갑짜기 할머니 근황이 궁금, 진주행 기차표를 끊어 놓았다가, 당시 칠암동 성당 상황이 여의치않아 취소했...
    Date2021.07.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672
    Read More
  4. No Image

    자꾸만 눈에 밟히는 민달팽이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목, 서대문 농협 앞에 꽃들판매 좌판을 벌여놓은 요즈음.  그중에 눈에 들어 온 작은 키의 나무처럼 자란 「바질」이 눈에 띄었다.  조금 거금이라 사지는 못하고 저녘 식탁에서 그 야그를 했더니, 고맙게도 관구 봉사자와 경리 담당 형제...
    Date2021.03.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847
    Read More
  5. No Image

    마리나 할머니, 잘 지내시죠?

    마리나 할머니, 잘 계시죠?작성자김 맛|작성시간10:21|조회수13목록댓글 5글자크기 작게가글자크기 크게가 T 온 누리에 평화   얼마 전 마을에서 90세 잔치를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할머니는 「산청, 성심원」에 거하시는 분으로, 평생을 보지도 못하...
    Date2021.02.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810
    Read More
  6. No Image

    할아버지, 그 때, 참 죄송했어요

      난 할아버지에 관한 일화도 적쟎게 간직하고 있으니, 그마만큼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각별하셨던 게다.   가족들 뉘게든 호랑이같이 무섭게 대하셨던, 그런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겐 자애롭기 그지없으셨으니까...   그런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할아...
    Date2021.02.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785
    Read More
  7. No Image

    엄마의 보청기

    T 온 누리에 평화를...     요즘 오랜 청각의 장애로 한 쪽 귀가 거의 안들려, 아침 미사 강론 때, 주례자의 목소리가 작거나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음 제대로 경청하기가 어렵다.   초교 4학년 무렵, 아이들과 기마전을 하면서 마침 기수가 되어 싸우다...
    Date2021.01.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840
    Read More
  8. No Image

    옛 거지들과 오늘의 행려자들

    나의 일터(소공동 일대) 주변엔 행려자들 여럿이 늘상 눈에 띈다.요즘같이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에, 그들을 대할 때마다 참으로 측은해 진다.  참으로 일손이 시려운 데, 마땅히 거처할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이 사뭇 걱정스러워지는 게다.그래서 여러 번 따뜻한...
    Date2020.12.16 By김맛세오 Reply0 Views966
    Read More
  9. No Image

    T 평화와 선

    「평화와 선'에 관하여...」  엄격한 규율에 맞추어 십자가를 따르는 기존의 오래 된 엄격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에 비해, 형제애를 바탕으로 십자가의 삶을 살았던 성 프란치스코! 그의 삶의 모토가 '평와와 선'이었다. 이를 지향하는 삶은 7백년 전이나 지금이...
    Date2020.10.04 By김맛세오 Reply0 Views948
    Read More
  10. No Image

    현실과 진배없는 나의 꿈

    T 평와와 선 나는 평소 꿈을 잘 꾸는 편입니다.  꿈은 대부분 현실이 아니지만, 생생한 꿈을 꾸고 일어난 날에는, 그 꿈의 내용이 하도 현실과 같아 다른 이들에게 곧잘 그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나의 꿈은 현실의 한 부분인 양, 가물에 콩나...
    Date2020.09.27 By김맛세오 Reply0 Views77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1 Next ›
/ 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