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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없는 집

by 김성호 돈보스코 posted Nov 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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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찬미합니다~!

“쌀 40kg 1마대, 고구마 5kg 1박스, (무지 큰) 늙은 호박 1개, 소금 20kg 1포, 참기름 1병, 들기름 1병, 고춧가루 1봉지, 청국장 네 덩이, 된장 1통, 김장김치 3통, 깻잎조림 1봉지, 검정콩 1봉지, 노란콩 1봉지...”

어제(11월7일) 저는 제 짝지 아녜스와 같이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이것들은 제가 어제 저녁에 저희 집에 싣고 온 물건 목록입니다.
제 승용차 트렁크가 부족해 뒷좌석에 까지 잔뜩 실어 왔는 데,
처남 처제 승용차에다가도 그렇게 해 주셨으니, 장인장모님 살림이 많이 축 나셨을텐데요...

제 처갓동네에는 “대문 없는 집”이 많아요. 예전에 소 키우실 때는 송아지가 못 나가게 하느라 기다란 막대기를 대문자리에 걸쳐 두셨었는 데, 지금은 소를 안 키우시기에 막대기 조차 없지요.
그만큼 사람을 믿고 살아가는 평화스런 동네입니다.

제가 1년에 몇 번 처가에 갈 때마다 저희가 용돈 드리는 것보다 훨씬 많이 베풀어주시고 잘해주시니... 그저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제가 농촌생활을 안 해봤으니 농삿일도 모르고 사실 가서도 도와드릴 게 별로 없어요.
그저 고추 따는 것 정도나... 그런데, 지금은 그것도 마무리 다 하셨으니... (ㅎㅎㅎ)

제 게는 “처가”, 아녜스에게는 “친정”, 세실리아와 요한에게는 “외가”가 있는 동네.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에 있는 “용화”라는 곳입니다. 속리산 아랫마을이죠.
정식 행정구역상으로는 “중벌리”라 하지만, “용화”라고 불려요.

제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사이트에서 제 이름인 “김성호 돈보스코”로 활동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용화사랑”으로 하는 데, 제 닠에서의 “용화”가 바로 처갓동네 이름입니다.
“용화(龍華)정토(淨土)”를 뜻한다는 걸 보면, 불교와 관련이 많은 지명(地名)이죠.

제 장인장모님은 독실한 불교신자로, 백악산 신흥사에 자주 다니십니다.
백악산 신흥사는 제 처가 동네인 경북 상주시 화북면 신흥리 526번지에 위치해 있고,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랍니다.

제 처가가 지금은 중벌리(대흥)에 있지만, 신흥리에서 오래 사셨었어요.
지금은 제 짝지 아녜스가 태어났던 집이 없어지고 밭으로 변해 아쉬운 점이 있지요.
처남 처제들도 모두 신흥리 그 집에서 낳으셨다던데... (ㅠㅠㅠ)
좀 더 좋은 집 찾아서 2005년에 이사하신 거거든요.

백악산은 처가 동네의 앞산이고 속리산은 뒷산이니 마을을 흘러가는 냇물과 더불어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실감하는 시골마을입니다.

몸에 좋은 야생 버섯은 물론, 산삼도 많다는 데, 제가 이 마을에 장가든 지 25년 되었어도
아직 산삼은 못 먹어 봤어요. 물론, 자연산 송이버섯은 먹어봤지만요.

3년 전에 처 큰어머니께서 할머니 산소에 성묘 가셨다가 산삼을 캐어 횡재 하셨었다는 데, 영물(靈物)이라는 산삼(山蔘)은 따로 임자를 알아본다죠?
저 같은 사람들은 바로 옆에 산삼이 있어도, 알아보지 못할 것 같은 데요. (하하하)

남들은 잘 올라 다니는 천황봉ㆍ문장대ㆍ관음봉ㆍ묘봉 같은 속리산 봉우리도 저는 아직 못 올라 봤는데... 혼자 다니면 위험 하다고 말리신다죠.
제가 산에서 사고 당하면 당신들의 따님인 아녜스를 과부 만들게 될 까봐 그러시는 건가?... (ㅋㅋㅋ)

인터넷 검색창에서 “중벌리”라고 치면, 제 처가 동네는 물론 저의 처갓집 모습도 나온답니다.

해마다 이맘때 되면, 아들ㆍ딸들을 호출하여 시골집 마당에서 김장김치를 담가 갖고 가도록 하시는 저희 장인 장모님이시죠.
올해는 얼마 전에 배추 한포기가 14,500원일 정도로 무지 비싸서 김치가 “금치”라 했고,
지금은 배추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해도 여전히 “김장 담그기”가 부담스러운 데,

쌀, 고추, 배추, 무우, 쑥갓, 마늘, 콩을 직접 농사 지으셔서 자식들에게 김장 부담을 덜게
해 주시고 갔다 오는 차 트렁크에 잔뜩 쟁여 주시기까지 하시니, 울 장인 장모님 참 대단하시죠?
그런데, 그분들의 큰 딸인 아녜스를 책임(?)지고 있는 저도 막중한 위치랍니다.
저는 짝지의 희귀 난치성 질환이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고 행복합니다.

6일 오전에는 제가 “대전 성모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어요.
2년 마다 하는 “공무원 건강검진”을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아직 못했었는데, 주말에서야 소원 풀었죠.
재작년에는 못했으니, 이번이 4년 만에 받은 건강검진이었어요.

사실 제가 원체 술을 좋아해서 “위 내시경 검사”가 걱정이었는데, 무척 깨끗하다 해서 좋았어요.
제가 술은 자주 먹어도, 담배를 안 피우니 그런가요?
아니면, 가끔씩 에틸알코올로 “전신(全身) 소독(消毒)”을 확실히 하니까 그런지도... (하하하)
어쨌거나 또 한번 “하느님 감사 합니다~!!!”

저는 어제가 주일이지만 시골에 가야해서, 6일 저녁 7시에 있는 토요특전미사를 드렸어요.
제 본당의 토요특전미사는 “청년미사”로 젊은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자기타로 청소년 성가를 연주하고 합송하는 게 색다르죠.

그런데, 어제 주일미사 후에 있었던 “이동형 푸드마켓 행사”에서는 제가 소공동체 남성구역장임에도 함께 봉사활동을 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우리 본당 문화3구역의 형제자매님들께서 애 많이 쓰셨어요. (넙죽~!)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야죠.

아직 가을 단풍 구경 못하신 분들은 오는 주말에라도 꼭 다녀 보세요.
어제 제 처가 동네에도 전국에서 많은 산악회에서 관광버스로 왔다 가셨는데, 무척 좋아요.

이 한주에도 행복만 가득한 날 되소서~!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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