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을 배우기 시작했을 여아)의 꼬막 손을 잡고 내 옆에서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고 정도 또래 애기라면 응당 엄마 품에 안고 걸었어야 하는데, 손에 가방을 들었고 아마도 평소 그렇듯 걸리게 하는 습관에 익숙했나보다.


      "엄마 바쁘니까 얼릉 가야하거든...!"


   그런데 애기가 엄마에게 이끌리다시피 걸으면서 뭐라고 계속, "쫑알쫑알...!"

   하도 사람들이 많아 뭔 말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고 또래의 애기답지 않게 또박또박 엄마에게 말을 걸으며 하마 뒤처질새라 총총 걸음을 걷는 거였다.  


      "어쩜 애기가 고러콤 말을 잘 하고 잘 걸을꼬? 라고 내려다보며 말을 걸으니, 왠걸 나의 왼손을 순간적으로 답싹 잡으며 초롱초롱한 눈을 맞추는 거였다.  어쩌면 재촉하는 엄마에게 이끌려 가야하는 애기가 힘에부처, 생판 낱선 할아버지이지만 양쪽에 손을 잡고 걸으면 훨 수월하리라 여겼던 게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 그런 경우 반대로 낯설고 의아한 행동으로 대처하기 일쑤인데...

  어쨌든 그렇게 긴 공덕역의 갈아타는 구간을 함께 손을 잡은 채 한동안 걸었던 것이다.


       "애기가 붙임성도 대단하네요!" 

       "예, 원래 성격이 활달해요."하며 엄마의 표정도 아주 밝았다.

       "엄마, 늦어서 회사에 빨리 가야 하거든!  영아원 선생님도 널 기다리고 계실껄!


    그렇게 갈라지는 구간에서 헤어지며 애기에게 "빠이, 빠이!"하니,

  응답도 얼마나 잘 하는지...고사리 손을 흔드는 고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었다.


  그랬다.  요즘 그렇듯 가사 일 하랴 직장에 다니랴 바쁘게 살아가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이 무척 안스러웠지만, 오늘 귀여운 애기를 만나 미래가 환한 밝음으로 다가오는 듯...며칠이 지났건만, 애기와 엄마의 모습이 참으로 생생하여 내내 잊혀지질 않는 거다.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2 나의 절친, 인왕산  T 나의 절친, 인왕산     점심 후 식곤증이 몰려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늘 오르던 인왕산길을 걷는다.   어릴적 동지기(현충원)가 늘 향수처럼 그려진다면, 인... 김맛세오 2023.12.22 69
501 "두려워말라. 용기를 가져라!" T 평화와 선    내 초교 동창중에 한ᆢ란 녀석이 있다.  요즘 유명 배우로서 잘 나가는 한ᆢ의 아버지이기도.  평소 동창 카톡방에 폰 사진이나 글을 얼마나 재밋게... 김맛세오 2022.01.05 779
500 적선, 자선, 아님 연민으로...? 평화와 선     우리 동네 관할 구역내, 소공동 주민센터 주변에서 일을 해온지도 어언 3년이나 되어간다.  시작한 처음에는 주변에서 사회적 허드레일을 왜 하려... 김맛세오 2021.12.06 546
499 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 김맛세오 2021.09.24 589
498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 김맛세오 2021.07.28 680
497 진주 빅토리아 할머니와의 만남, 고별 T 평화와 선     며칠 전, 빅토리아 할머니의 장례미사에 참석코자 전 날, 진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하기사 할머니가 영면하시기 일주일 전쯤에, 갑짜기 할... 김맛세오 2021.07.26 674
496 자꾸만 눈에 밟히는 민달팽이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목, 서대문 농협 앞에 꽃들판매 좌판을 벌여놓은 요즈음.  그중에 눈에 들어 온 작은 키의 나무처럼 자란 「바질」이 눈에 띄었다.  조금 거... 김맛세오 2021.03.19 850
495 마리나 할머니, 잘 지내시죠? 마리나 할머니, 잘 계시죠?작성자김 맛|작성시간10:21|조회수13목록댓글 5글자크기 작게가글자크기 크게가 T 온 누리에 평화   얼마 전 마을에서 90세 잔치를 하... 김맛세오 2021.02.14 812
494 할아버지, 그 때, 참 죄송했어요   난 할아버지에 관한 일화도 적쟎게 간직하고 있으니, 그마만큼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각별하셨던 게다.   가족들 뉘게든 호랑이같이 무섭게 대하셨던, 그런 ... 김맛세오 2021.02.14 787
493 엄마의 보청기 T 온 누리에 평화를...     요즘 오랜 청각의 장애로 한 쪽 귀가 거의 안들려, 아침 미사 강론 때, 주례자의 목소리가 작거나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음 제... 김맛세오 2021.01.22 84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