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7.11.20 11:19

내 마음의 고향

조회 수 12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사람은 누구나 한 두군데쯤 마음 속에 품어 둔 고향이 있어, 그 그리움은 그의 삶에 있어서 행복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제와 어제, 1박 2일간 몇 분들의 피정을 함께 해 드리면서 예전 6년간 지냈던 성거산을 오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였다.  어디 성거산 뿐이랴!  시간만 나면 자주 가는 동작동 현충원 역시 감수성이 예민했던 어린시절에 산과 냇가, 그리고 한강이라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무대였던만큼 내 그윽한 마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첫 자리의 고향인 셈이다.

  살아가면서 슬픈 일이나 어려움이 닥칠 때, 찾아보고 마주 할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건 그리 길지는 않더라도 행복을 느끼게 하는 청량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성거산의 경우도 짧은 6년의 기간이었지만, 그 산이 품고있는 능선들과 계곡들이며 수려한 소나무와 잘 어우러진 참나무며 여러 수종의 나무들과 야생화, 그리고 자신들의 영역에서 평생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갖가지 동물들과 새들...등과 어쩌다 마주할 적이면 고향에 상응하는 야릇한 만남의 행복을 느끼곤 하는 것이다.

  마침 올 들어 초겨울을 방불케 하는 추운 날이라, 파르라니 퍔과 손이 시려워 추위를 잘 타는 나는 연신 따스함이 그리웠다.  

  

  길게건 짧게건 한 곳에 머무르고 마음에 익숙해진 고향이 있다는 건, 어쩌면 그 사람의 행복과도 직결되어 있어, 모처럼 찾아 간 성거산의 모든 것들이 그랬다.  우선 수도원에 오르는 길목에 제일 먼저 고향을 찾아 간 반가움처럼 만나는 '천흥리' 저수지를 지나치게 된다.  마침 늦은 오후라 길고 긴 산 허리에 반쯤 걸친 해너미의 모습과 저수지에 비친 산의 영상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6년간 톱 하나로 온통 소나무와 진달래 능선을 전지해 주며 친해진 나무들이, 멀리서도 담박에 알아보곤 반가운 친구를 맞이하는 듯한 손짓을 하는 게 아닌가.

  어쩌다 일이 있어 서울에 다녀 오는 날, 새까만 그믐 밤에 저수지를 지나칠려면 사위가 너무 어두워 얼마나 적막산이었던가!  그럴때면 산을 울리게끔 큰 소리로 가사만 바꿔 산토끼 노래를 부르며 어둠과 친숙해지려 했고, 그럴라치면 용케도 내 목소리를 알아 들었다는 듯 지척 거리에 나타났던 산토끼!...마치 동화 속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일어나곤 했으니...^^ 참으로 신기했음에랴!!!

  그리고 수도원 가까운 주변엔 내 손길이 머물다 간 어린 소나무들도 여러 그루 있었다.  게중엔 애시당초 분재처럼 자라는 어린 소나무들이 있어, 애지중지 관심을 기울였고- 한 번은 어린 소나무를 키우겠다는 지인이 있어, 그중에 1년생 어린 것을 뿌리가 상할새라 그대로 화분에 옮겨드렸다.  그런데 웬걸, 야생성을 멀리해선지 전혀 자라지 못해 비실비실, 어린 솔잎이 노오랗게 변해가고 있어...안스러워 못키우시겠다면 2년 정도 후 내게로 돌아 와 수도원 가까이 여러 소나무 친구들 곁에 다시 심어 주었다.

  그 소나무가 지금은 6-7년생 헌칠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 갸를 볼 때면 퍽으나 대견한 생각이 들어 가만히 쓰다듬어 주며 미소를 짓게 된다.


  그렇게 어쩌다 성거산엘 가면, 산이 품고 있는 모든 자연 사물들의 추억과 함께 그들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생겨, 친숙해진 고향처럼 그리움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다.  성거산은 그렇듯 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한 고향이랄까...모진 초겨울의 찬바람에도 잊지않고 훈훈함을 선사하는 내 마음의 고향...이렇듯 한 구석 자리해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고!!!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으로 가보리라 마음먹었다.   필시 흑석동으로 넘어가기 전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리라 짐작한...
    Date2021.09.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586
    Read More
  2. No Image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계획을 실천에 옮겨, 요즘엔 크고 작은 화분들이 꽤 ...
    Date2021.07.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678
    Read More
  3. No Image

    진주 빅토리아 할머니와의 만남, 고별

    T 평화와 선     며칠 전, 빅토리아 할머니의 장례미사에 참석코자 전 날, 진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하기사 할머니가 영면하시기 일주일 전쯤에, 갑짜기 할머니 근황이 궁금, 진주행 기차표를 끊어 놓았다가, 당시 칠암동 성당 상황이 여의치않아 취소했...
    Date2021.07.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672
    Read More
  4. No Image

    자꾸만 눈에 밟히는 민달팽이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목, 서대문 농협 앞에 꽃들판매 좌판을 벌여놓은 요즈음.  그중에 눈에 들어 온 작은 키의 나무처럼 자란 「바질」이 눈에 띄었다.  조금 거금이라 사지는 못하고 저녘 식탁에서 그 야그를 했더니, 고맙게도 관구 봉사자와 경리 담당 형제...
    Date2021.03.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847
    Read More
  5. No Image

    마리나 할머니, 잘 지내시죠?

    마리나 할머니, 잘 계시죠?작성자김 맛|작성시간10:21|조회수13목록댓글 5글자크기 작게가글자크기 크게가 T 온 누리에 평화   얼마 전 마을에서 90세 잔치를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할머니는 「산청, 성심원」에 거하시는 분으로, 평생을 보지도 못하...
    Date2021.02.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810
    Read More
  6. No Image

    할아버지, 그 때, 참 죄송했어요

      난 할아버지에 관한 일화도 적쟎게 간직하고 있으니, 그마만큼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각별하셨던 게다.   가족들 뉘게든 호랑이같이 무섭게 대하셨던, 그런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겐 자애롭기 그지없으셨으니까...   그런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할아...
    Date2021.02.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785
    Read More
  7. No Image

    엄마의 보청기

    T 온 누리에 평화를...     요즘 오랜 청각의 장애로 한 쪽 귀가 거의 안들려, 아침 미사 강론 때, 주례자의 목소리가 작거나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음 제대로 경청하기가 어렵다.   초교 4학년 무렵, 아이들과 기마전을 하면서 마침 기수가 되어 싸우다...
    Date2021.01.22 By김맛세오 Reply0 Views840
    Read More
  8. No Image

    옛 거지들과 오늘의 행려자들

    나의 일터(소공동 일대) 주변엔 행려자들 여럿이 늘상 눈에 띈다.요즘같이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에, 그들을 대할 때마다 참으로 측은해 진다.  참으로 일손이 시려운 데, 마땅히 거처할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이 사뭇 걱정스러워지는 게다.그래서 여러 번 따뜻한...
    Date2020.12.16 By김맛세오 Reply0 Views966
    Read More
  9. No Image

    T 평화와 선

    「평화와 선'에 관하여...」  엄격한 규율에 맞추어 십자가를 따르는 기존의 오래 된 엄격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에 비해, 형제애를 바탕으로 십자가의 삶을 살았던 성 프란치스코! 그의 삶의 모토가 '평와와 선'이었다. 이를 지향하는 삶은 7백년 전이나 지금이...
    Date2020.10.04 By김맛세오 Reply0 Views948
    Read More
  10. No Image

    현실과 진배없는 나의 꿈

    T 평와와 선 나는 평소 꿈을 잘 꾸는 편입니다.  꿈은 대부분 현실이 아니지만, 생생한 꿈을 꾸고 일어난 날에는, 그 꿈의 내용이 하도 현실과 같아 다른 이들에게 곧잘 그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나의 꿈은 현실의 한 부분인 양, 가물에 콩나...
    Date2020.09.27 By김맛세오 Reply0 Views77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1 Next ›
/ 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