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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3 13:12

꿈과 알로에

조회 수 200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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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참으로 희한한 꿈이로고!

  간밤 꿈에 유일한 수련 동기인 '황도마' 형제가 보였다.  성거산 수도원 배경으로, 두 형제가 하느님 품으로 가 영전 앞에 애도를 표하는 여럿 형제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는 모습이...그런데 한 형제의 신원은 나타나 보이지 않아 뉜지 알 수 없었고, 나는 '도마' 형제의 죽음을 하염없이 슬퍼하면서 생전에 했어야 할 말을 못한 것에 대하여 매우 안타까워하다가 꿈을 깬 것이다.

  그리고선 새벽 묵상을 하러 성당으로 내려가 보니, 절묘하게도 꿈이 맞아 떨어져, 오늘이 바로 '도마 사도' 축일이 아니던가!  미리 사도 축일인 걸 염두에 두고 있었더라면, 그런 꿈을 꿀 수 있겠거니 하겠지만...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니까.


  암튼 내 일생을 통하여 꿈을 꾸어서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예가 서너번 있어, 그런 꿈은 잊을래야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에 있어서 그런 확신을 용한 점쟁이처럼 여긴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비스러울 때가 있어, 꿈이라는 것을 내 삶과 전혀 동떨어져 있지 않기에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것 만은 확실하니까. 


  어쨌던 너무 신기해, 미사가 끝나자마자 부산 봉래동 수도원에서 지내고 있는 '도마' 형제에게 전화를 걸어, 영명을 축하해주었고 웃으면서 꿈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 주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런 꿈을 계기로 형제에게 보다 가까이 관심과 기도를 해 주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런데 알로에와는 무슨 상관...?  꽤나 오랜 세월 2층 배란다 큰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알로에가 최근 보기 드믈게 커다란 꽃대를 달고 있어, 이제나 저제나 필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간밤 심한 비바람에 알로에 몸체가 땅바닥으로 기울면서 달려있던 꽃대가 부러져버린 거다.  몇날 며칠 애써 올라온 꽃대에 망울망울 달려있던 꽃망울!  심한 비바람을 탓하기 전에 지탱해 주는 몸체의 바침대를 제대로 해 주지 못한 나의 실수- 인재에 의한 사고란 것을 자책할 밖에!  싹뚝 꺽어진 꽃대를 혹시라도 그런채로 꽃을 활짝 피우기를 고대하면서 긴 화병에 촘촘히 꽃망울을 단 꽃대를 꽂아 놓았지만, 이미 피기도 전에 어미 몸을 떠난 꽃들이니, 보는 마음이 몹씨 아팠다.


  어쩌면 '도마' 형제의 죽음에 관한 꿈이 직접 형제에 관련된 내용일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 잘려진 알로에 꽃망울에 관한 죽음의 예시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들어 마음이 짠해지는 거다.

때로는 인간관계가 아닌 작고 큰 사물들과의 일상적 교류를 통해, 많은 기쁨을 갖기도 하고 상실의 슬픔을 껴안기도 하게 되니...세상 만물이 하나라는 걸 더욱 깊이 깨닫게 된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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