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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호랑이...?

by 김맛세오 posted Feb 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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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선

 

이렇듯 가까운 곳에 마음만 먹으면 기꺼이 산책이나 등산을 할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바로 지기지우(知己之友)와 같은 인왕산(仁旺山)!

 

그런데 인왕산...하면, 제 뇌리에 호랑이가 붙따르는 걸 보면,

까마득한 옛날 옛적에 아마도 인왕산에도 호랑이가 가끔 출몰했나 봅니다.  아니 그리 먼 옛날이 아니더라도 이조 말 무렵까지도

인왕산은 서울도성 외곽에 위치해 있고 민가가 드믄 한적한 곳이라 분명 북한산을 경유해 호랑이가 나올 법도 한 깊은 산이어서,

어쩌면 '인왕산 호랑이'를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런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 어렸을 적, 동재기에서 살 때도 '관악산 호랑이'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어, 한밤중 비호같이 빠른 호랑이가 나타나

동네 개를 물어갔다는...등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 경우가 종종 있었지요.  그마만큼 관악산도 나무가 많고 인적이 드믄 심산유곡이었을 테니까요.)

 

인왕산 오르는 길엔 경희궁을 우회하여 성곽이 줄지어 쌓여있어 한 눈에 도성 안과 밖이 구분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른 쪽엔 경복궁과 북악산 아래 청와대가 내려다 보이고 왼 쪽으론 가까이 선바위 동네와 도로 건너 안산이 마주보여,

그 경관만 하더라도 가히 빼어남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말이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인왕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을 자주 만나게 되고,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다가 와,

봄이 오면 성곽길 길섶 서울의 봄내음이 맨 먼저 깨어나는 곳...아마도 보라색 제비꽃을 선두로 다투어 자라고 피는 풀들과

봄꽃들로 인왕산은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더구나 성곽길 중턱을 넘어서 숨을 고르다 보면, 가까이 봉긋한 북악산이 보이고

저 멀리 북한산의 보현봉, 형제봉이 멋드러진 산수화의 장관을 선보입니다.  그렇게 봄이 깨어나면, 줄지어 피어나는 산수유며

진달래, 개나리,...봄이 짙어질새라 벚꽃과 이어서 화들짝 피어나는 아카시아...소나무, 참나무,...같은 관목들과 어우러진

인왕산은 그야말로 연일 축제의 분위기입니다.

때를 맞춰 간간히 들려오는 선바위 절동네의 목탁 소리도 봄을 일깨우는 데 일조하는 은은한 듣기 좋음입니다.

 

요즘엔 선바위 동네에 대해서도 많은 호감을 지니게 됩니다.

예로부터 무속의 대명사처럼 불려질만큼 '선바위"하면, 무속 신앙이 횡행하던 장소였으니까요.

언제부턴가 정부에서 무속 난무에 대한 단속이 있은 이후로 그런 낙후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고

문화와 전설이 면면히 흐르는 역사적 흔적이 정갈하게 깔려있지요.

절들도 조계사를 위시해 여러 계열 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사이좋은 신앙의 집성체를 이루고 있고요.

 

조선 초기의 무학대사와 정도전의 주도권 설전으로 선바위가 서울 도성 밖으로 밀려났다는

유명한 역사 이야기도 있어...유교의 융성과 불교의 하향세를 가늠할 수도 있는 곳이랍니다.

 

인왕산 성곽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무엇보다도 그 성곽의 조화로움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자연의 아름다운 흐름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쌓아진 서울 도성!

유사시 방어벽으로 쌓여진 거 겠지만, 지금은 서울의 자연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훌륭한 유산으로서의 손색이 없는 성곽!

그 성곽을 따라 봄이면 진달래가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어우러지는...

아마도 그 속에 민화에나 나오는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며 다시 나타날 듯한 착각마져 드는 건,

어느 스님이 목탁을 두둘기며 연신 인왕산 '산왕대신(山王大神)!'을 염불하던 그 기의 자리에

"예수 마리아!" 화살기도를 하며 오르는 나의 흐뭇함이 있어서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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