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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by posted Apr 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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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누리에 평화.

선배님들 무덤가에 할미꽃이 소복히 피고 있다.
꼭 이맘때면 피어나는 할미꽃을 만나면
정말 옛적 내 할머니를 닮은 모습에
언제나 보아도 편안하고 반갑기 그지없다.

할미꽃-
따가운 봄볕을 좋아하면서도
해바라기와는 달리
당당하지도 예쁘지도 않고 감히 태양을 바라보지 못하고
다소곳이 숙이고 있는 자태야말로
영락없는 겸비의 상징.
또 사순시기와 부활 무렵에 모습을 드러내고
꽃을 피우니, 예수님의 수난,죽음 그리고 부활을 재현하는
그것도 어김없이 무덤가에 피어나니...

뉘 할미꽃이라 이름 지었을꼬?
왜 할미꽃은 무덤가 잔디밭을 그리도 좋아할까?

가만히 꽃을 쓰다듬어 보면,
할머니의 젓가슴을 파고든 손자에게
배시시 웃음을 지어 보이시는 그런 느낌이 든다.

허마리아 할머니- 내 할머니는 여럿 손자들 중에
나를 무지 사랑해 주셨다.
오죽하면 하학 후 집에 갔을 때 할머니가 아니 보이면
동네방네 끝까지 찾아 나섰고, 그래도 못찾으면 울음보를 떠뜨리며
동작동,흑석동에서 멀고 먼 대한극장이 있는 필동 고모집으로 달려가곤 했으니까.
"이 녀석은 고새를 못참아서..." 혀를 끌끌 차시던 고모님!

엄동설한 할머니가 새벽 미사엘 가시면
시려운 발을 동동 굴려가며
할머니가 좋아서 따라 나섰고,
로사리오를 바치시면 나도 따라 대송을 하곤 했다.

어쩌면 손자 사랑이 지극하신 할머니는
천국에서도 나를 생각하시며 배시시 웃으시겠지.

할미꽃은
그렇게 할머니 사랑이 담뿍 담긴
정겨운 꽃.
금시라도 할머니가 내려 오시어
내 볼을 가만히 부비시며, "아휴,이쁜 내 손자...하실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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