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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일깨우는 까치 소리

by 김맛세오 posted Feb 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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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4층의 내 방은, 바로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있어 건너 빌딩 사이로나마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가 있고 정원의 동태를 일거일동 자연스럽게 대할 수가 있다.  그런데 겨우내 잘 보이지 않던 까치가 작년에 둥지를 틀었던 높다란 은행나무 가지 주변을 수시로 맴도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니, 아마도 또 집을 지으려나 보다.

  절기로는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도 물러가지 않는 동장군!  까치의 동태를 보며 이미 봄은 오고있구나 실감을 하게 된다.

문명의 온갖 이기에 자연의 원초적인 소리에 둔감해진 인간에 비하면, 까치는 분명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봄을 진작부터 느끼고 있는 게라.


  성거산에서 지냈을 적 봄이 오는 자연의 소리가 내 기억을 일깨운다.

  산새 소리가 가장 활기찰 때는 역시 짝짖기 계절인 봄이라는 것을!  새벽녘과 아침이면 그 넓은 산 전체에 새 소리로 축제 분위기인 양 시끌벅절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다가 연초록 나뭇잎이 짚푸르게 변할 초여름이 되면, 그 요란하던 새소리는 이내 잠잠해지고 침잠의 조용한 숲 속 분위기에 뻐구기나 휘파람새 소리만 더욱 크게 들리곤 하였었다.


  작년 둥지를 트는 까치를 보며 많은 걸 생각했다.  사람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까치의 일거일동 생태를 통해 배울 점이 썩 많다는 것을...주변 생물이나 환경까지 고려한 완벽한 생태건축을 하였으니까.  어디 까치 뿐이랴.  어릴적 동작동 시절에 봄이면 어김없이 날아와 처마밑에 집을 짓던 제비들이 떠오른다.  그 흔했던 제비들을 심환 환경 오염으로 더 이상 볼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제비나 까치나 놀랍게도 그들은 집을 지을 때 그 연약한 부리 하나로 모든 걸 다 해결했다.  진흙과 마른 풀잎, 그리고 마른 가지가 전체 자제였을 뿐 자연으로 부터 변용해서 쓰는 못이나 망치 하나 없이 해결하였고 목수조차 필요없이, 집에 필요한 모든 걸 암수 역할 분담할 필요나 구별없이 잘 해내었다.  둥지에 필요한 자제 역시, 생나무를 잘라다 쓰는 게 아니라 가까운 주변에 흩어져 있는 마른가지를 사용하니, 생나무에 흠집을 낼 필요가 없어 낭비해야 할 에너지조차 없는 것.  둥지는 오로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어서 새끼들이 자라 둥지를 떠나면 더 이상 집이라는 존재 가치가 없을 뿐더러 둥지를 떠나도 나뭇가지인 자연 소재이기에 어떤 쓰레기로도 남지 않는다. 


  복잡다단한 세상사에서 지내다 보니, 자연의 소리인 까치 소리가 더 존귀하게 들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옛적에 '아침에 까치가 짖으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는 소리가 괜한 것이 아니니라.

  깊은 산 속 물흐르는 소리가 맑게 들리는 것은 전혀 욕심이 없는 자연의 소리이기 때문이요, 그런 소리에 귀기울이고 침작할수록 마음 또한 깨끗해지지 않겠는가.  까치의 동태에서 봄이 가까이 옮을 느끼니, 곧 냇가의 강아지풀에도 봄기운이 부풀겠다. 세상사 지내느라 시간이 없노라 아우성치고 있기보다는 얼릉 가까이 자연의 소리를 들으러 나서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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