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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by 김맛세오 posted Sep 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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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으로 가보리라 마음먹었다.   필시 흑석동으로 넘어가기 전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리라 짐작한대로 거긴엔 산으로 들어서는 제법 가파르게 오르는 계단길이 있었다. 

  그 길을 10여분쯤 올라갔을까, 흰구름이 떠가는 맑은 하늘이더니 갑짜기 한소끔 찔끔거리는 빗줄기!  소나기가 아니기에 빗살이 곧 숙지근해지겠지 여기며 내친 오름길을 계속했다. 역시 달마사에 이르러서는 성마른 해가 곧 얼굴을 내밀었다.

  어디 그 뿐이랴!  달마사에서 유유자적 흐르는 한강이며, 멀리 남산과 북한산의 능선들이 쾌청하지는않지만 흰구름과 어울어져 그런대로 멋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달마사는 작지않은 명상의 집을 짓기에 바빠 그 둘레를 전부 막아놓아 절의 속내를 볼 수 없었고, 그 위로 돌불상이 있는 곳에서 눈 아래 조망권을 내려다 보니, 언제나처럼 끝내주는 아름다운 정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달마사는 내 초교 시절만 해도 흑석 1,2,3동 중에가장 빈곤층이 많은 삐알 달동네에 자리해 있었다.  상전벽해라더니, 수십년 세월이 지난 요즘엔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조망귄이 좋아선지, 제법 부유층 아파트 일색으로 변해버려, 예와 지금이 너무나 달라져버린 모습!  폭은한 고향 내음이 풍기는 그런 모습은 눈씻고 찾아보아도 없으니...

  한강만 보더라도 고층 빌딩이나 아파트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곳이 많다보니, 63빌딩 쪽이나 동부 이촌동 쪽을 바라보아도 유유자적 고향 한가운데를 흐르는 한가한 모습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동·서 양쪽의 한강을 바라보면서, 런던의 고풍스러움을 유지하며 흐르는 템브리지 강의 아름다운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느낌이어서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단편적인 실례를 보더라도 우리네 정서는 짧은 세월동안 급속히 매말라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초교 3학년까지 지낸 동작동은 현충원이 들어서 오랜 세월 푸르른 나무들로 바뀌었지만, 그 이후의 흑석동은 고향 내음을 전혀 찾을 수 없는 다른 모습으로 둔갑을 했으니, 달마사에서 내려다 보는 나의 마음은 무수한 고층 아파트의 숲에 가려진 한강조차도 숨쉬기 버거운게 아닌가 하는 안스러움으로 답답해지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멀리 보이는 남산이나 북악산, 북한산은 옛 모습 그대로를 지닌 변함없는 듬직한 지킴이가 아닐런가?

 

  하기사 노인이 되면 추억으로 산다 했던가?  도도히 흐르는 시간의 강물에서, 이제는 까마득히 멀어진 나의 과거와 작금의 내가 너무나 달라져 있음을 발견한다.  그동안 지내왔던 내 삶의 괘적을 상기해 보면 참으로 감사해야 할 것들이 많음에랴!  그것은 변함없이 나를 잘 지켜준 옛 어른들이요 작금의 형제들이리라.

  비록 변화무쌍한 세월의 속내라도, 여러 산들로 둘러쌓여 흐르는 한강처럼 늘 감사의 넖은 품 속을 지니며 쉼없이 멀지않은 바다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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