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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버섯 그리고 야생란에 대한 오랜 추억

by 김맛세오 posted Aug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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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를 빌며...

"아이고마, 기여코 고 예쁜 영지버섯을 뉜가 캐어가고 말았네!"
뭔 말인고 하면, 내가 자주 산책을 가는 경희궁 내에 웬 작은 영지버섯이 자라고 있었다. 깊은 산 속에서나 있을 법한 영지가, 웬일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참으로 기이한 일이로고! 예전 성거산에서 지낼적에 영지버섯을 곧 많이 딴 경험이 있었기에, 한 눈에 알아 논 경희궁의 영지였던 것. 그래서 최근 갸가 얼마큼 컸나 매일 보러가는 것이 내 일과중 즐거움의 하나였다.
그런데 뉜가 영지를 알아보는 이가 있으면, 그냥 두질 않을 텐데...걱정스러움이 앞섰다.
그 염려가 어제 현실이 되었으니, 매일 조금씩 잘 자라고 있던 것도 이제는 끝. 사실고 정도의 크기로는 약 효과가 없을테고, 캐어 가 어데다 심는다 해도 영지가 먹고 자랄 양분이 없기에 그냥 죽고 말 것인데...영지는 원래 참나무의 썩어가는 밑둥치 같은 곳에서 그 양분을 먹고 자라는 식물.

아주 오래 전, 전라도 선암사에 갔다가 그 계곡에서 발견한 야생란 꽃을 발견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펑소 잘 알고 지내는 수녀님 한 분과 성지 예루살렘으로 선교를 가기로 한 형제의 송별식겸 함께 소풍삼아 간 곳이 그곳. 계곡의 한 장소에서 준비된 김밥을 먹으려던 찰라에 내 눈에 띈 그 난꽃이었다. 그런데 수녀님 왈- "어마, 예쁜 난꽃이네! 이따가 갈 때 캐어 가 집에서 키워봐야지. 뉜가 발견하면 가져갈 테니..." 즉시 그 말에 쌍지팡이 집고 내가 말했다: "뭔 말씀인고, 수녀님? 다른 사람이 캐어간다 해도 적어도 수녀님은 그러지 말아야제. 갸는 그 자리가 제일 좋은 곳이니, 걍 놔둬요."
그 야생란 꽃이 내 엘범에 꽂혀있어, 가끔 사진을 보면 그 때 있었던 일로 회심의 미소를 띄게 된다.
보통 사람들이 무심코 행동하는 일에서, 정작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경우가 다반사. 쉽게 여기는 그런 행동으로, 단 1회의 귀하고 아름다운 생명들이 얼마나 많이 사라지고 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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