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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할머니 사이

by 김맛세오 posted Jun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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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선

아주 어렸을 적, 배겟머리에서 잔뜩 심통이 나 잠자리에 선뜻 들지않고 앉아있는 자화상이 그려진다. 

"인석아, 얼릉 자야지•••!?" 누워계신 할머니의 재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집스레 잠자리에 들지않는 손자가, 얼마나 안스러우셨을꼬! 한편 다른 쪽에 누워계신 엄마의 심기는 얼마나 불편하셨을꼬!
"너, 얼릉 안잘꺼야?" 
그렇게 엄마의 재촉에도 난 골난 모습을 쉽게 풀지않고 엄마에게 시위를 하는 거다. 여러번 재촉에도 풀지않는 자식이 그럴 땐 얼마나 밉상이셨을까!? 손자를 끔찍이도 여기시는 할머니가 계시니, 엄마는 드러내놓고 회초리를 드시는 법은 없었으니, 그런 상황에 엄마가 하시는 최종 비상책은 은근히 내 살집을 꼬집으시는 거다. "얼릉 안잘래?" 하시며 은근슬쩍 쎄게 내 허벅지를 꼬집으시면, 울며 겨자먹기로 어찌 계속 심통을 고집할손가, 끽 소리 못지르고 할머니 곁 이블 속으로 들 수밖에•••

가끔 그런 상황을 생생히 떠올리면서, "왜 난그렇듯 골이 난거지?" 자성해 보면, 사연인 즉은 그 답이 나오는 거다. 가끔 엄마는 옆집 아줌마와의 대화에서, 그냥 놀리시느라, "넌 저기 다리 밑에서 줒어 온 아이야, 알겠니?"

그런 말을 들은 날은, 정말 어디서 주어다 키우는 아이로 생각해 얼마나 슬퍼지는지! 그래서 엄마가 내게 못된 계모처럼 대해주시는 건가보다. 상상믜 나래는 급기야, ' 엄마찾아 삼만리' 길을 나서는 슬프고 초라한 아해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의 심리를 괜히 심통만 부린다고 치부해버리는 어른들•••어쩌면 사소한 말 몇 마디가 아이에게는 자칫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그렇다. 무조건 품어주신 할머니가 늘 곁에 계셨고, 때로는 매정할 정도로 내치신 엄마였지만 분명 계모가 아닌 친모의 애뜻한 사랑으로 잘 키워주셨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운 엄마, 할머니•••5월이면 그분들이 실상 아니 계셔도, 지긋이 웃음 띄우시며 늘 곁에서 바라보고 계심에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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