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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백인대장의 신심

by 김맛세오 posted Dec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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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내가 진실히 이르노니, 이스라엘의 그 뉘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마태 8,10>


  (심한 중풍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종을 위해)도움을 청하는 백인대장에게  그의 굳건한 믿음에 대한 확답으로 앓고있는 종을 직접 보지도 않으시고 고쳐주신 오늘 미사 복음의 내용이다. 

 

  매일 이른 새벽 성당에서 대하는 제대 뒤의 '다미아노 십자가'를 올려다 보며, 그 안의 주요 인물들(사랑의 복음인 요한복음을 토대로 등장하는) 하나하나를 관조하며 묵상하다 보면, 가운데 큰 인물들중 맨 오른쪽에 백인대장의 모습이 끼어 있다.

  성모님이나 사도 요한, 마리아 막달래나...등, 평소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에 따르던 사람들 틈에 백인대장도 끼어 있는 것이다.  그마만큼 예수님 곁에서 가장 잘 따르던 측근 인물들이려니, 백인대장의 신심은 그야말로 신앙인의 모델임을 읽을 수가 있다.


  우선 자신의 종을 위해 간청하는 백인대장은 무엇보다도 평소 측은지심이 많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임을 간과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직접 만나지 않고서도 예수님께서 치유해 주시리라는 확신을 어찌 지닐 수 있었겠는가?   

  평소 우리는 어려움에 처한 친척이나 이웃들로부터 곧잘 기도 부탁을 받곤 한다.  내 경우만 하더라도 수도자라는 신분 때문에 기도해 달라 도움을 청원받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청은 이미 하느님께서 다 알고계실 텐데도 말이다.  어쩌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인간관게에 대한 올곧은 처신을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중재해 주시는 건가 보다.


  암튼  성인의 시절 이전에 어느 동방 수도자이자 무명 화가의 깊은 묵상 끝에 탄생한 '다미아노 십자가'는 성 프란치스코의 초창기 회개시절로부터 그렇듯 유명해졌고, 당시 화가의 심오한 관조 끝에 그려진 아이콘 십자가를 모셔놓은 자그마한 성당이어서 '다미아노 십자가'로 널리 알려진 십자가!  부활하신 십자가의 예수님의 입술이 움직이면서, "다 허물어져가는 나의 집을 고쳐다오!"라는 기적적인 성소의 말씀에 부응하여, 당시 피폐해져가는 교회를 형제적인 삶을 통해 재건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다미아노 십자가를 대하면,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함께 관상(觀想)의 의미를 짚어보기에 참으로 좋다.  '볼' 관(觀)관자에다 '서로(하느님과 나)의 상(想)'을 마음에 새기는 그런 깊은 뜻이니, 요한복음의 중심 인물들이 예수님과 더불어 각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묵상할 수 있는 자료로서 이 보다 단순 명료하게 관상의 차원으로 이끌어 주는 십자가가 또 있을까!


  오늘 복음의 말씀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의 청원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께 청해야 하는가 하는 귀감이요 모델이기도 하며, 내 개인 기도의 확실한 지표가 되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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