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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문화 예술 축제 마당을 지나치면서...

by 김맛세오 posted Oct 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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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복궁역- 인왕산 코스를 염두에 두었으니, 요즘 이곳 주변에는 문화 예술에 관한 거리 행사가 많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  예상대로 긴 연휴란 이유도 있겠지만,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시청앞에 이르는 거리마다 설왕설래하는 인파들로 들끓고 있었다.  광화문 네거리쯤에선 다양한 장식의 퍼레이드가 있어 그야말로 문화 예술 측면에서의 볼거리들로 흥미진진!  그중엔 꼬마 여아들과 아가씨들이 화려한 배꼽 의상을 차려입고 악대에 맞춰 발리 댄싱을 하며 행렬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왔고, 하나같이 미남인 몇은 길고 긴 의족을 하여 장대같이 큰 키의 자태로 율동에 맞춰 흔들며 걷는 양이 매우 익살스럽고 재밋어 보였다.  그러나 보는 이들이야 축제를 대하는 양 그렇듯 흥미롭겠지만, 대중 앞에서의 광대 역할처럼 얼마나 다리가 아플꼬, 매우 안스러워 보이며 사뭇 측은해지는 거였다.

  그런 한 마당 거리 퍼레이드를 대하면서, 언뜻 화려한 불꽃놀이가 뇌리에 스친다.  깜짝 스쳐 지나가는 우리네 인생사처럼 결국 무상함의 뒤안길을 대할 수 밖에 없는...!  불꽃놀이에 대하여는 나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순간 즐기려는 유희와 같이, 지극히 짧은 시간에 소요되는 그 경비가 군비를 위하여 소요되는 엄청난 경비처럼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드는지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평화를 위해 써도 모자랄 혈세의 돈이, 시민들의 잠깐 즐거운 눈요기를 위해 한순간에 날아나 가버리는 것이 바로 불꽃놀이 따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기게 때문. 


  광화문 네거리에 이르니, 조금 전에 대했던 화려한 퍼레이드와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여러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뒤로 이순신 장군의 근엄한 동상이 언제나처럼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어, 마치 강대국(미. 중. 일)의 틈바구니에 낀 이 가련한 나라를 보살피기라도 하려는 듯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그런 형상이었다. 

  그 동상의 멀고 먼 배경으로 청와대 뒷 산인 북악산과 더 멀리에 자리하고 있는 북한산 보현봉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더욱 돋보여 한 컷 앵글에 담았다.  또한 멋진 북한산을 뒷 배경으로 자리잡은 서울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런던이나 빠리, 도꾜...같은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자연 경관이 걸출한 수도 서울!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경복궁역을 지나 사직 공원을 옆으로 해 인왕산에 다다랐다.  인왕산 중턱쯤의 장관이던 코스모스 길은 때가 이미 지나 거의 끝무렵이다.   


  오늘 걸으면서, 세상을 보고 대하는 척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인생의 화두처럼 떠오르는 상념들로, 내 가까운 주변의 것들이 결코 가벼운 묵상꺼리 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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