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은충이 필요한 존재들이고,
실제로 은총을 하느님께 청하지만,
역설적으로 은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총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지만,
하느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에,
때로 그 은총은 다른 피조물을 통해서 우리에게 오며,
많은 경우 그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즉 내 주위의 사람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을 판단하면서,
내가 가진 기준에 합당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사람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이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곤 합니다.
과정은 그 사람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빚어진 결과는 은총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즉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고,
은총에 목말라 하면서도,
스스로 그 은총을 거부하고 있는
역설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나 자신이 정말 은총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존심이라는 쓸데없는 것 때문에
나에게 다가오는 은총을 거부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너보다 더 잘났는데,
어떻게 너를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겠냐는 생각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미소한 피조물을 통해서
당신의 선을 드러내시고,
그 안에 나타나는 선을 감사하게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선을 거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나 자신을 바라보고,
나에게 진정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우리는 겸손해 질 수 있습니다.
그 은총이 누구를 통해서,
어떻게 주어지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그 은총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겸손되이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