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을 위해 깨어 있다는 것은
매 순간 깨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매 순간 깨어 있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 순간 깨어 있으라고 이야기하면,
매 순간 긴장하고 잇으라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긴장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긴장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고,
그래서 오랫동안 매 순간 깨어 있는 것은 불가능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생각하는 하느님의 모습이
엄하신 하느님, 심판자 하느님이라면,
우리 삶의 하나부터 열까지 긴장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라도 잘못된 것이 있다면,
마지막 순간에 그것을 우리가 감당할 수 없고,
그러한 것이 이어져서
마지막 순간에도 우리는 똑같이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잘못은 마지막 순간의 심판 앞에서
우리에게 좋지 않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모습이 자비의 하느님일 때는 달라집니다.
매 순간 우리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잘못을 저질렀다고 느끼는 순간,
다시 하느님께 돌아오면 됩니다.
여기에서 깨어 있으라는 말은
의식을 가지고 다시 하느님께 돌아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 멀어졌던 내 마음을
다시 하느님께 방향을 돌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마지막 순간에도
비록 우리가 잘못을 저지를지라도
다시 하느님 앞에서 뉘우치고 용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을 준비한다는 것,
늘 깨어 있다는 것은
매 시간 긴장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하느님께 향하는 것이고,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졌다고 느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