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도승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닫고자 수행처에서 묵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알지 못했다.
그 수도승은 끝내 깨닫지 못하자 포기하고
그 수행처가 있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 수도승은 낙담한체 내려 오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 수도승은 얼굴과 옷에 물에 젖지 않을려고
손으로 가리면서 이리 저리 피해다녔다.
간신히 나무 밑에 서서 소나기가 그칠때까지
기다리다가 소나기가 그치자 다시 걸었다.
그러다 그 수도승은 산에서 한참 내려
오다가 목이 말라 개울가에서 물을 마시려고
내려갔는데 그만 발을 헛딧어서 개울가에
온몸이 빠지고 말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젖어서 안 젖은데가 없는 그 수도승은
다시 제 갈길을 갔는데 좀 전에 내리던 소나기가
또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전보다 더 많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수도승은 전처럼 비를 맞지 않기
위해서 이리저리 피해 다니지를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다
젖었으니 가릴 이유도 피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비가 오건 말건 상관치 않고
마음에는 고요와 평화가 있었고, 발걸음은
자유로웠다. 그 수도승은 그제서야 알것만 같았다.
그 전에 일어난 모든일들을 한번 돌이켜보고서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사람들은 모두다 자신만의 옷을 입고 있다.
그 옷이 비슷할 수는 있지만 다 다르다.
어떤이는 명예의 옷, 권력의 옷, 자존심과
돈의 옷, 헤아릴수 없는 많은 옷들이 있다.
우리는 모두다 하나같이 그 옷이 젖을 새라
가리고 피하고 온갖 정성을 다한다. 그러니
내 마음이 평화로울리가 없고 고요함은 찾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난 과연 무슨 옷을 입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