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앞에서
밤기도
텅빈 성당의 제대 위에
외로운 촛불하나
작은 태양되어 나를 비춘다
빛과 열
그건 생명이다
빛과의 만남
빛과의 관계
어둠속의 나에게
해돋이의 연한 채광처럼
불의 살결로 비벼댄다
사는 동안만 생명이듯
불탈 때만이 불이다
생사의 묵상에서 동지이던 촛불
삶의 전모를 비추는 불빛
허물들을 불에 태우고
악습에 불의 인두를 댄다
정신의 가장 청명한 시간
촉신은 불에 녹고
헌신의 보답으로 빛을 낸다
전신이 완벽한
불의 진료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