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이 세상을 이겼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것이 제게는 세상을 초월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왜냐면 주님께서 세상과 무엇을 놓고 싸우셨겠습니까?
그리고 세상과 싸우셨다면 세상 누구와 싸우셨다는 것입니까?
세상의 권력자와 세상 권력을 놓고 싸우셨다는 뜻입니까?
그런 거라면 빵의 기적 후 사람들이 당신을 임금으로 세우려고 했을 때
그리고 빌라도 총독이 유대인들의 임금인지를 물었을 때
주님께서 이미 한 마디로 일축하신 적이 있지요.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세상과 싸워서 이긴 것이 아니라
싸우려고 덤비는 세상과 싸우지 않음으로써 이긴 것이고,
세상의 시비에 말려들지 않고 져줌으로써 이긴 것입니다.
어린이가 어른에게 싸우자고 덤비면 같이 싸우는 어른이 어디 있습니까?
어린아이가 싸우자고 덤비면 ‘그래 네가 이겼다.’ 하고 져주지만
월등한 힘으로 싸우지 않고도 이미 우위를 점하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주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중요한 분이시기에
이 세상의 것에는 이익이나 이권이 겹치지 않고 관심도 없으십니다.
이 세상을 이미 초월해계시고, 그래서 세상 문제에는 초연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승천축일과 관련하여 조명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로 오르시는 분이 세상일에 연연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런데 연연하지 않으시다면 초연하신 것이고
높은 차원의 평화는 바로 이런 천상의 초연함에서 오는 것이지요.
이런 주님 안에서 평화를 배우고 얻어 누리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유한성은 인간의 조건이고 영원은 유한성을 지닌 인간이 다달아야
할 마지막 도착점이고 순수로 되돌아가는 마음의 평화가 아닐까....요.
비록 발은 땅을 디디고 있지만 머리는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원대한 꿈을 품고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지금 여기를 살아가게 하는 제 힘의 원천은,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라는 성경말씀입니다.
덕은 참으로 사람을 외롭게 하지 않는다 싶습니다.
건강히 잘 다녀 오십시오.
그동안 숱하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 라고
강론을 통해 말씀하신 것 떠올리며 살아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언뜻 기억나네요.
"내가 언제까지나 너희와 함께 살며 이 성화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