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승천 (1460)
작 가 : 안드레아 만텍냐 (Andrea Mantegna)
크 기 : 목판 템페라 86X42.5 cm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 우피지(Uffizi) 미술관
중세 교회미술은 신자들에게 교리를 설명하는 주요 수단이었기에 시각적 차원의 설교라 볼 수 있으며 대부분의 주제는 당연히 성서와 연관되는 것이었다.
특히 신자들의 시선이 모이는 제단 부분에 그려진 성화는 신자들에게 더 없이 효과적인 강론의 효과가 있었다. 이 작품은 세 폭으로 된 제단화의 날개 부분인데 중앙에는 삼왕의 경배이고 양 날개 부분에는 아기 예수의 할례식과 예수 승천이 차지하고 있었다.
작가는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태어나 출생하여 당시 이 도시에서 활동하던 조각가 도나텔로의 영향을 받아, 견고한 조각적 성격의 작품을 남겼다.
그 후 작가로서 명성이 알려지면서 베네치아 화풍의 원조로 여겨지는 야코포 벨리니의 사위가 됨으로써 베네치아파와의 관계도 깊어졌다. 그는 우아한 색채 처리에 탁월성을 발휘하던 베네치아 화풍을 소화하여 작품에 도입함으로서 엄격한 르네상스양식을 수립하였다.
탁월한 공상력과 엄격한 사실(寫實)이 결합된 이 작품은 복음의 메시지를 정확히 표현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것은 성서의 다음 내용을 전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예수님께서 올라가시는 동안 그들이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는데, 갑자기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예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 9-11)
작가는 또한 성서의 다음 구절도 상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가신 다음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 가셨다.”(루카 24: 50)
부활 하시어 40일 동안 자기들과 함께 하시며, 신앙에 대한 확신을 키워주신 주님께서 하늘로 오르시는 모습을 제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지키고 있다. 이들의 표정은 서로 다른 감회를 느끼게 만들고 있으나 동일한 것은 신앙이 줄 수 있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심원한 감동에 잠겨 있는 것이다.
그들은 주님이 다시 오시겠다는 약속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제자들은 이제 주님의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움이 많은 삶임을 스승이 겪으신 십자가의 죽음을 생각하며 희미하게나마 감지한 상태였다.
이것은 제자들에게 큰 두려움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자들은 떠나시는 스승이 다시 오시겠다는 약속을 믿으면서 이 두려움을 극복하게 된다.
불확실한 현실이 주는 불안감과 주님 말씀을 믿기에 얻을 수 있는 확신 가운데 놓인 제자들의 삶은 하느님 신비를 관상하는 삶임을 알리고 있다.
오른편에 제자들이 주님의 말씀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은 것과 다르게 이편의 제자들은 승천하시는 주님의 영광스러운 위엄에 압도당한 모습이다.
대낮에 태양을 바라보노라면 밝음 속에서 오히려 주위가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이 주님의 승천 모습은 제자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아들로서 그분의 위엄 앞에 망연자실하는 모습이다.
이것은 크리스챤이 하느님의 영광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감회의 표현이다.
그러기에 5세기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은 예수 승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주석을 남겼다.
“승천하시는 스승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마음은 스승의 위엄과 영광스러운 모습에 도취되어 하늘나라의 그리움을 묵상하는데 심취하게 되었다. 성자께서 성부의 영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하느님의 위엄이 자기들의 현실을 감싸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성모님은 승천 하시는 주님 아래, 제자단의 중앙에 서 계신다. 아들이 하늘로 오르신 후 성모님은 새로 시작될 교회를 지킬 어머니가 되시기 위해 제자단 중앙에 서서 기도하고 계신다.
성모님이 서 계신 바로 뒤에 아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묻히셨다가 부활하신 골고타가 보인다. 이것은 성모님이 아들 예수의 어머니로서 누구 못지않게 주님 고난에 온 몸과 마음으로 동참하신 분임을 알리고 있다.
성모님은 이제 아들 예수가 떠난 제자단의 어머니가 되시기 위해 제자들의 중앙에서 아들 예수의 무덤 앞에 서계신다.
주님은 천사들의 옹위 속에 하늘로 오르고 계신다. 어머니와 제자들이 우러러 보고 있는 가운데,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았던 골고타를 떠나 하늘로 오르고 계신다.
하느님의 아들로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극심한 고통을 겪으셨던 그분이시기에 이제 영광에 길에 들어서셨음을 보이고 있다.
주님의 왼손엔 이제 더 이상 죽음이 없는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부활의 깃발을 들고 계신다.
그 깃발엔 십자가 외에 아무 글자도 쓰여 있지 않으나, 예수님의 행적을 마음에 새기며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음과 같은 강한 감동을 마음에 새기게 된다.
“사랑은 죽음 보다 강하다.”
오른손으로는 자기를 우러러 보고 있는 제자들을 축복 하신다.
“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함께 있으리라.”
작가는 예수 승천에 대한 성서의 내용들로 한편의 연극 무대를 장식하듯 전개시키면서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찬가를 상기시키고 있다.
“환호 소리 가운데 하느님이 오르신다. 나팔소리 가운데 주님이 오르신다. 하느님이 온 누리의 임금이시니, 찬미의 노래 불러 드려라.”(시편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