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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의 만남들

by posted Jun 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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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를 빌며...

며칠 "영성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오랫만에 정동에 머무르고 있다.

이곳에 올라오던 전날이었다.
안성 형제회(O.F.S) 일로 안성 터미널을 거처 와야 했는데,
표를 끊어놓고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여백이 있었다.
그동안 여행을 할 때마다 그렇듯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기보다는 모처럼의 시간이라,
웬지 늘 기분 좋은 기다림으로 다가왔으니까.
왜냐하면, 오가는 낱선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흥미롭고
주변의 힘든 분들을 생각해 드릴 수 있는
기도의 여건도 마련되기에 말이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만남의 사건이 있었으니,
어느 낱선 젊은 수녀님 한 분이 저만치서 보였다.
내게로 다가 오시더니, "맛.., 안녕하셔요?" 하는게 아닌가.
"뉘신데 절 알아 보시죠?" 웃으면서 응답을 했다.
"녜, 예전에 장상 수녀님께서 수사님 얘기를 무척 많이 하셨거던요. 그런데 뵌 적은 없지만 오늘 처음 뵙는 순간 금방 알아 뵙겠더라구요."

속으로 그랬다.
"참,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네!"
어쨌던 상대방을, 그것도 유명세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나같은 낱선 이방인을 알아 봐 준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좀 흐뭇했다.

그렇게 몇 마디 주고 받고 헤어지면서
수녀님의 본명도 묻고, 그런 만남에 감사드리면서 기도도 했으니까.

* * *

세미나 둘째날인 어제 저녁엔, 시간을 내어
형의 장모님 병문환을 해드리려 쌍문동의 한 병원을 찾았다.
지난 12월에 넘어지신 후로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신단다.
나와는 사돈지간이라 자주 뵈지 못했고,
형이나 형수를 통해서 가끔 소식 만은 들어 왔다.
연세가 고령이시니 언제 타계하실런지 알 수가 없어,
한 번 뵈야되겠다는 생각이 이뤄진 것이다.

잠깐의 병문환을 통해
기도를 해드렸다. "주님께서 할 수만 있다면 고통을 덜어 주시고
당신의 자녀로서 받아 주셨으면" 하는...

그렇다.
위 두 만남들은...다른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하느님 은총이 아니면 성사가 될 수 없는 만남이 아니던가.
짧지만 내게 주어진 그런 시간들이 더없는 소중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잠을 자야 할 깊은 이 밤에
최근에 만났던 그분들을 떠올리며 기도할 수 있는
은총의 시간 또한 참으로 감사드려야 할
기분좋은 불면의 시간이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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