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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잊혀졌던 수녀님.

by posted Dec 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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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의 그리움 담아...

그 이름은 <김아가다> 수녀님.
복자회 수녀님으로...30년은 족히 되었으리.
신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학년은 달랐어도
참으로 내게 관심을 많이 써주셨다.

수녀님은 부친이 부산대학교..로 외동 딸로 태어나시어
당시 50세 정도는 되어 보이셨고, 부산이 고향.
말 수가 거의 없던 나를 그토록 귀여워해 주셨으니
종종 공부가 끝나면 데이트 신청을 하시고는
맛갈진 음식을 사주시며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하기사 그 시절엔 수도원 입회 전, 직장을 다녔을 때나
입회 후에도 몇몇 지인들이 무척 사랑주셨던 걸로 보아
아마도 절로 사랑해 주고픈 귀염성 많은 존재였나보다.

매주 토요일마다 미사를 드리려 가는 복자 수녀원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와중에 문뜩 그 수녀님이 떠오른 것.
오랫동안 까맣게 잊혀졌던 아가다 수녀님...
연탄 깨스 사고로 몇 년을 식물인간으로 계시다
하늘 나라로 가시어, 장례 미사에도 못가 드렸고
연도도 해 드린 기억이 없으니...이런 기회에 마음 한구석
수녀님을 기억해 드리는 자리를 마련해야겠다.

살아 가노라면,
'옷 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거늘
작고 큰 받은 은혜에 대하여
곧잘 본의아니게 잊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그런 마음 자리에 기도인들 채워질 수가 없는 것.

다행히 복자 수녀님들을 뵙는 자리에
잊혔졌던 아가다 수녀님을 다시금 연상하며
과거에로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던 좋은 기회,
하느님께 감사드려야겠다.

하루 날 잡아
수녀님 계신 묘소에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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