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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하이얀 인동초야!

by posted Jun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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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아마 부산, 봉래동 성당엘 가본지는
3회 형제회를 위한 강의 때문이었으니
족히 10 수년은 넘은 것 같다.
평소 "왜, 한번도 오지 않느냐?"는 최아오스딩 형제님의 채근이 생각나
큰 맘 먹고 거금 5만원이란 교통비를 들여 며칠간 부산엘 다녀왔다.
그런데 글쎄 가보니 당연히 있으리라던 최..는 교구 사제들 모임으로
중국엘 갔단다.
솔직히 부산보다는 최..와의 형제지정에 이끌려 간 거지만...
대신 배디모테오 형제의 친절로 잘 지내다 왔다.

부산항은 예전보다 상당히 깔끔해진 모습.
정박해 있는 거대한 선박들이며 영도대교의 위용으로도
바닷가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항구도시!
비가 온 다음날,
혼자 최..님이 등산 마니아처럼 매일 간다는 봉래산엘 올랐다.
산 중턱에서부터는 안개가 잔뜩 서려 시야가 가려졌다.
구민들을 위해 마련된 체육공원엔 5시 이른 새벽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395미터의 낮은 산인데도 바다 한가운데에 봉긋 솟아
제법 낮지 않은 느낌을 주고 정감이 가지는,
그리고 "봉래산 제1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라고한 옛시조의
그 봉래산과는 다르겠지만, 내 마음은 벌써부터 낙락장송처럼
오랜 세월 이슬을 머금고 지내온 고고(孤高)한 기품을
떨칠 수가 없어 마냥 흐뭇하였다.

정상을 휘돌아 다른 길로 한참을 내려오는데,
숲 속에 새초롬이 피어있는 그날의 주인공인 인동초(忍冬草)를 만났다.
그것도 보기 드믄 하이얀 인동초를...
그 반가움은 마치 평소에 그리던 순진무후한 아해의 모습이나
상상의 연인과 같다고나 할까.
중국으로 날아가버린 최..형제를 볼 수 없던 아쉬움은 있지만,
뜻밖에 하이얀 인동초를 만난건 지기(知己)를 만난 반가움에랴.

하산하면서 중턱에서부터 훤히 바라다보이는
영도대교의 주변 바다 정경은,
비온 다음날이라 청명한 하늘 아래
손끝에 묻어날 듯한 에메랄드 빛 푸르름이다.

그날 남도 항구에서의 하루는
봉래산과 바다 그리고 인동초의 가녀림에 반해버린
더 없이 흐믓한 속삭임들이어서
그 자체로 하느님의 작품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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