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이 없는 세상
썩은 나무는 안일하나
생명이 충전하는 나무들은
아프고 위험하며 불타는 목마름을 피할
길 없다.
생명에겐 정체보다 더한 형벌이 없다.
사람의 정신엔 불임보다 불행한 징조가 없다.
정체와 불임의
밑뿌리에 가보자
무위한 수면의 안개들
비정과 오만
반목과 몰이해와 탐욕
물량의 격류 거짓과 위증
자신이 만든 율법에
집착하여
창조적 에너지가 막히고
사람의 피가 물고기의 피처럼 식어버려
인정과 칭찬과 평판에 중독되고
양심을
흥정하며
영혼마저도 장터의 포목처럼 진열하는 일
안개가 걷힌 세상을 보자
집착이 없는 사랑
집착이 없는
순종
집착이 없는 가난
집착이 없는 정결
집착이 없는 작음
집착이 없는 겸손
집착이 없는 단순함
덕행들에는
집착이 없다.
주님의 영이 담긴 그릇에선
진리와 선과 아름다움이
샘물처럼 흘러넘쳐도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