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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일 기원 미사

by 박장원 posted Jun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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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후 우리 민족은 남과 북으로 갈라졌습니다.
갈라진 이유는 이념 싸움이었습니다.
이념이 달라서 좌익과 우익으로 편이 갈라졌습니다.
주로 신진 지식인은 좌익으로, 보수 재력가는 우익으로 나뉘었습니다.
대단한 혼란기를 겪었습니다.
미국과 소련의 점령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왔습니다.
드라마 “서울 1945년”은 그런 혼란을 그리고 있습니다.

해방 후 5년 만에 즉 1950년에 전쟁이 터졌습니다.
내란입니다.
같은 민족이 같은 민족을 친 겁니다.
이런 비극이 어디 있습니까...?
아고~~ 그 전쟁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동족이지만 우리는 원수처럼 지냈고, 원수처럼 지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벌한 전쟁의 분위기였습니다.
잠시 휴전한 상태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남북의 지도자가 만났고, 화해의 분위기입니다.

한국 교회는 남과 북이 서로 화해하고 일치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원수처럼 지내지 말고, 서로 형제자매처럼 지내자고,
서로 피를 나눈 형제자매처럼 지내자고.
그래서 6월 25일 가까운 주일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촉진하는 주일”로 정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니
서로 화해하자, 서로 용서하자, 서로 하나 되자 하면서 기도하고,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도왔습니다.
우리가 좀 잘 살게 되니까, 못 사는 북한 형제들을 돕자...
얼마나 좋은 생각입니까?
지금도 북한을 도와주려고 여러 방면으로 길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렇게 도와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우리는 도와주는데, 저들은 딴 목적으로 쓰고 있지는 않을까?
이렇게 의심이 되니까, 도와준들 뭐하느냐? 차라리 도와주지 말자...
김정일 정권을 오히려 유지시켜 주는 꼴이 아니냐...?
아고~ 모를 일입니다.

이제 사정이 복잡해졌습니다.
우리로서는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주었을 뿐입니다.
너무 불쌍하고 비참한 상황이니까 그냥 좋은 목적으로 도와줄 뿐입니다.
그 외에는 보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이때 새로운 요인이 들어와야 합니다.
바로 성령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께서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실 때가 왔습니다.
하느님께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지 우리로서는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자비의 마음으로, 일심동체의 마음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서로 총부리를 겨누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는 서로 화해하고 서로 용서하고 서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제는 서로 교류해야 합니다.
이제는 자주 만나야 합니다.
이제는 서로 하나임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이제는 이념문제로 싸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를 원합니다.
빈부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똑같이 일률적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누가 좀 잘 살고, 누가 좀 못 사는 것...그건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걸 시비해서는 안 됩니다. 능력의 차이가 있으니까....
좀 못 살아도 얼마든지 사람답게 살 수 있습니다.
좀 못 살아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인생의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듯이,
인생의 행복은 재산 순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남북이 서로 하나 되어 살 수 있을까요?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하느님의 도움과 개입이 절실합니다.

하늘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면, 아직 때가 안 된 모양입니다.
언뜻 보면 가만히 있는 듯이 보이지만,
하느님께서는 활동하시고 현존하시고 일을 하십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을 가만히 조용히 추진하십니다.

우리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겸허히 기도합니다.
남과 북이 서로 손잡고 하나 되어 살기를....
서로 평화를 사랑하고
진리를 실천하고 정의를 실천하기를...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서로 손을 맞잡고
세상을 향해 진-선-미를 증거하면서 살게 되기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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