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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미루나무

by 김맛세오 posted May 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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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선

 

전에 얼핏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내 고향 '동지기'(현 동작동 현충원 자리)엘 가면

공작의 날개 형상으로 펼쳐진 지형 전체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냇물이 있습니다.

현충원이 자리잡은 이후로 '현충천'이라 부르게 되었지만, 원래의 이름은 아마도 '공작천'이었을 겝니다.

 

그 냇가 중간쯤에 유난히 우뚝 솟은 40∼50m 정도 높이의 '미루나무'가 한 그루 있으니

일별에도 오랜 풍상을 겪은 거목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기사 제가 어렸을 적에도 있었으니, 짐작컨데 적어도 70∼80년 이상의 수령은 되었을 테지요.

 

그 나무보다 더 오래된 나무는 '공작천'의 시발점인 '지장사'(예전엔 화장사라 했음)의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350년 수령)로서 예나 지금이나 고령으로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제 고향에 대한 기억과 함께 '미루나무'가 더 우선적으로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은

그 나무 곁 냇가에서 또래 동무들과 함께 미꾸라지,붕어,메기,...를 잡으며 걸핏하면 미역감기를 많이 한 탓일 겁니다.

나무 앞에 서면, 자신의 존재 안에 내재되었을 싶은 '동재기'의 오랜 풍상을 지켜 보았을 굳굳함에 절로 숙연해지는 겁니다.

어쩌면 성스럽기까지 한...!

또 그런 나무와 마주할 수 있고 마을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무와 나 사이엔 아무런 격의 없는

진실이 오고 갈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고향에 대한 폭은함을 기대하는 자체의 이면엔

평생을 살아가면서 향수에 대한 방랑벽을 떨칠 수 없는 존재의 심성에 근거한 것이 겠구요.

 

그렇듯 미루나무와 만나면,

그리운 고향에 대한 온갖 것들- 하늘,바람,공기,물,그 위에 떠도는 새들,재잘대는 아해들의 장난 -에 귀기울이며 속삭이게 되니

이미 고향이 내 안에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요!!!

어쩌면 이 미루나무는 영원을 갈망하는 자연의 엄마- 표상일 수도 있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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