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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아닌 기적 이야기

by 김맛세오 posted Feb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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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제목부터가 웬 묘한 뉴앙스를 풍긴다구요?

"기적이면 기적인 게지, 아닌 기적은 또 뭐람."...!?

 

그러게요!

그러니까 꼭 9년 전 뜨거운 한여름이었네요.

'안식년'을 지내던 그 해에,

롱아일랜드에 이민가서 사시는 막네 숙모(부)님의 초청으로 발동이 걸려

알라스카를 시발- 스페인을 마지막 기점으로

한국에서 선교사로 오래 지내시던 우요셉 신부님과 약속대로 만나, 하루는 루르드 순례를 갔지요.

말로만 듣던 그곳엘 가보니, 저녘 무렵이라 설핏한 하늘 아래 참으로 아름다운 성당이며

정말 엄청 많은 순례자들에 환자들이 왔다간 방문 흔적으로,

남겨둔 목발이며 여러가지 기적에 대한 사실 메모들이 성당 안에 빼곡히 남겨져 있는 겁니다..

 

저는 나름대로 한국에 돌아오면 주변의 아픈 분들이나 기념수로 드릴려고

순례를 마치고 나오면서 작은 통(큰통은 여행하기에 너무 무거우니까)에 기적수라는 물을 담아 왔지요.

그리고는 그 뜨거운 한여름에 몇 주간 그 통을 가방에 넣고 다녔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웬만한 물이면 밑바닥에 이끼라도 새파랗게 끼겠건만

전혀 변하지 않는 걸 보고, 참으로 양질의 물이로구나! 감탄할 밖에요.

나름대로의 결론은 치유의 기적을 일으키는 루르드 물이 기적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닌,

자연적으로 치유케 하는 아주 좋은 성분의 물임을 인지하게 된 거지요.

 

물론 성모님의 발현과 루르드의 기적을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그곳에 발현하심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치유되었고 성모신심에 대한 가톨릭 신앙이 얼마나 많이 돈독해졌는 가하는

그런 자체의 정황이 기적인 거지요.

루르드의 성모신심을 통한 마음의 회개가 더 본질적이고 중요하다는 것이고요.

그런데 자칫 물 자체에 대한 기적 만을 기대하는 요행의 기적을 바라는 얄팍한 신심이어서는 아니된다는 것.

 

아일랜드에서 알게 된 마리아(Brien Mary) 자매님은 1986년도부터 저에게 가끔

기도의 선물을 주고 계신 분이랍니다. 특히 루루드 순례를 자주 가시는 편인데, 그곳에 가시면 어김없이

제게 카드를 보내시거든요. "맛.., 순례를 와서 형제를 위해 특별히 미사를 봉헌했답니다."

참으로 저에겐 감탄, 감동의 선물이 아닌가요!!!

지구의 저 반대 편에 살고계신 꼭 2번 밖에 만난 적이 없는 이국 자매님이

오랜 세월 잊지않으시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니...그것도 루르드의 성모님께 바치는...!

 

루르드의 성모님을 통한 제 경험 자체가 기적이 아닐런지요?

"여기에 기적이 일어났다, 저기에 기적이 일어났다!"

흔히들 가시적인 기적에 목숨을 걸 듯 우르르 몰려갔다가 우르르 몰려오기가 싶상인 이 세상.

그러기에 교구에서 그토록이나 잘못된 신심에 대하여 제동을 걸어도

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들 듯,

끊임없는 구설수가 번다히 나도는 '나주 율리아' 같은 이야기가 회자되는 잘못된 성모신심!

 

 

따는 저의 몸과 마음이 머무는 현재와 살아가는 지금이라는 일상(日常)이 바로 성모님의 기적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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