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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2026년 9월 12일 토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학교 말씀 기도

by 고도미니코 posted Sep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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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루카 6,43-49
오늘 복음에는 세 개의 그림이 이어집니다.
나무와 열매, 마음의 곳간, 그리고 반석 위의 집입니다.
세 그림이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참된 것은 말이 아니라 열매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먼저 나무입니다.
‘나무는 저마다 그 열매를 보면 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매를 억지로 맺으라 하지 않으십니다.
나무가 좋으면 열매는 저절로 옵니다.
곧 문제는 열매가 아니라 뿌리라는 것입니다.

다음은 마음입니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한다.’
넘친다는 말이 정확합니다.
억지로 짜낸 것이 아니라 가득 차서 흘러나온 것입니다.
돌봄도 그러합니다.

의무로 하는 돌봄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마음이 먼저 채워져야 손이 자연스레 움직입니다.
그래서 이 주간에 ‘자신을 돌봄’이 첫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의 핵심 물음이 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성 암브로시오가 늘 강조했듯,
신앙은 고백하는 입이 아니라
살아 내는 손과 발에서 드러납니다.
그는 밀라노의 주교로서 성당의 금은 그릇을 팔아
포로로 잡혀간 이들의 몸값을 치른 일이 있습니다.
비난이 일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고 전해집니다.
주님께서는 금 그릇을 원하신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원하신다고.
말이 아니라 행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그림, 반석 위의 집이 나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두 집 모두 홍수를 만납니다.
말씀을 실행한 이의 집에도 강물은 들이칩니다.
믿는다고 어려움이 비켜 가지 않습니다.
다만 흔들리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고 반석 위에 짓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땅을 깊이 파고’ 기초를 놓는다고 하십니다.
다 지어 놓고 보면 두 집은 비슷해 보입니다.
차이는 땅속에 있습니다.

돌봄 주간을 매듭짓는 오늘의 부르심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한 주간 돌봄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좋은 말로만 남는다면
맨땅에 지은 집과 같습니다.
이번 주에 배운 돌봄 하나를 실제로 행할 때
비로소 그 돌봄이 반석 위에 섭니다.

오늘 함께 기리는 성모님이 그 모범이십니다.
그분의 이름이 복된 까닭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돌보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이 나무와 열매를 말한다는 점도
이웃종교와 생태의 날에 뜻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이치를 설명하실 때
나무와 씨앗과 밭을 끌어오셨습니다.
창조 세계가 곧 첫 번째 가르침의 책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의 돌봄은 말인가, 열매인가?
이번 주 배운 돌봄 가운데 나는 무엇을 실제로 행했는가?
내 마음의 곳간에는 무엇이 채워져 있는가?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를 파고 있는가?

주님,
‘주님, 주님’ 말에 그치지 않게 하소서.
이번 주 배운 돌봄을 오늘 행함으로 옮기게 하시고,
보이지 않는 기초를 깊이 파게 하소서.
아멘.

✝️ 토요일 · 이웃종교(생태)의 날 — 폴 호켄 ✝️
폴 호켄 (Paul Hawken, 1946– ) – 생태·환경 운동
→ 말이 아니라 해법을 세어 보다

폴 호켄은
미국의 환경 운동가이자 작가입니다.
젊어서 자연식품 회사를 세워 사업을 했고,
그 경험으로 경제와 생태를 함께 보는 눈을 얻었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한 가지를 답답해했습니다.
환경 이야기가 늘 경고로만 끝난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나쁜지는 다들 아는데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는지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세계의 연구자들을 모아
실제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을 하나하나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효과가 큰 순서대로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가 뜻밖이었습니다.
가장 앞자리에 놓인 것들 가운데에는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음식물을 버리지 않는 일,
먹는 방식을 조금 바꾸는 일,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계속 다니게 하는 일 같은 것들입니다.

그는 또 「축복받은 불안」이라는 책에서
세계 곳곳의 수많은 작은 단체들을 세어 보았습니다.
지도자도 없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그 움직임을
그는 인류의 면역 체계에 비겼습니다.
이 작업은 오늘 복음과 깊이 울립니다.

오늘 복음은 말이 아니라 열매를 보라 하십니다.
호켄이 한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는 구호를 외치는 대신 열매를 세었습니다.
그리고 그 목록의 앞자리가
평범한 살림의 자리라는 사실이 우리를 위로합니다.
거창한 일을 할 수 없어도

오늘 밥 한 그릇을 남기지 않는 일은 할 수 있습니다.
돌봄 주간의 마지막 날에 이 물음이 남습니다.
내가 오늘 실제로 셀 수 있는 열매 하나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웃의 지혜를 겸손히 배우되,
창조를 회복하시는 그리스도께 희망을 둡니다.

주님,
경고에 그치지 않고 해법을 찾게 하소서.
평범한 살림의 자리에서 시작하게 하시고,
이름 없는 작은 움직임들을 귀히 여기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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