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산길 2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 안에는 지상의 그 어떤 재화로도 구매할 수 없는 신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의 "순수의 전조"(Auguries of Innocence)라는 시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상을 보네.
손바닥으로 무한을 쥐고
한순간 안에 영원을 담네".
To see a World in a Grain of Sand And a Heaven in a Wild Flower
Hold Infinity in the palm of your hand
And Eternity in an hour.
이 시를 통해서 우리는 블레이크가 매일매일 우리 발 밑에 밟히는 모래 한 알에서 빛나는 우주의 신비를 직관하였고, 공원의 한 모퉁이에서 늘 피고 지는 이름 모를 꽃 한송이에서 천상의 신비를 관조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블레이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 또한 이 세상이 신비의 보석으로 가득차 있음을 깨닫게 되고, 그렇게 우리도 그처럼 신비가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닭을 키우며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아주 경이로웠지요.
모든 암탉이 알을 품어 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인공 부화된 병아리는 어미닭이 되어도 알을 낳기만 하지 품을 줄을 모른다고 합니다. 반드시 어미 품 안에서 부화된 병아리라야 어미닭으로 큰 뒤에 알을 품어 부화시킬 줄 안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어미닭은 알을 낳아 품는 동안 발로 계속 알을 돌려주고, 품 밖에 있는 알과 품 안에 있는 알을 교대로 계속 바꿔가며 품습니다. 알이 곯지 않고 모두 부화되도록 그렇게 하는 거지요. 그런데 간혹 곯은 알이 끼어 있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에는 어미닭이 용케도 이를 알고 곯은 알을 품 밖으로 내밀어 놓습니다. 지혜롭게도 닭이 곯은 알은 품지 않습니다.
아무튼 품는 알들은 거의 동시에 부화되는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껍질 속에 있는 병아리가 달걀 껍질을 깨고 나오기 위해 껍질 안에서 여린 부리로 껍질을 두드리면 어미닭이 그것을 알아차리고 병아리가 속에서 두드리는 바로 그 부분을 밖에서 정확하게 쪼아준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옛 선현들은 줄탁동시라 표현했지요. 생명의 세계는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롭습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이와 비슷한 신비들을 목격하며 살아왔습니다.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체험하거나 자연의 빼어난 경관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익명적으로 이미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신비가 바로 우리를 참으로 행복하고 기쁘게 해주는 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