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3,47-53
주님께서는 먼저 ‘그물의 비유’를 드십니다.
그물은 온갖 종류의 고기를 함께 모아들이고,
좋고 나쁜 것은 마지막에야 가려집니다.
교회도, 세상도, 우리 마음도
지금은 좋고 나쁜 것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성급히 단정하지 말고,
마지막 ‘가려냄’은 하느님께 맡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 모든 비유를 매듭짓는 한마디를 주십니다.
“하늘 나라의 제자는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집주인’에서 균형 잡힌 지혜를 봅니다.
참된 제자는
‘옛것(율법과 예언자, 곧 오랜 전통)’도,
‘새것(복음, 곧 그리스도)’도
함께 간직한 넉넉한 곳간을 지닙니다.
새것이 좋다고 옛것을 내버리지 않고,
옛것이 익숙하다고 새것을 막지 않습니다.
그는 때를 따라
알맞은 보물을 꺼내 쓸 줄 압니다.
크리소스토모는 말합니다.
이 ‘새것과 옛것의 조화’가
성숙한 신앙의 표징이라고.
성모님은 이 집주인의 가장 온전한 모범이십니다.
그분은 이스라엘의 ‘옛 약속’을 가슴에 품으셨고,
그 약속의 ‘새로운 성취’이신 그리스도를 모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셨습니다.’
간직하고 되새기는 그 마음이
옛것과 새것을 잇는 곳간이 되었습니다.
영성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마음도 그런 곳간이 되어야 합니다.
오랜 기도와 전례, 교부들의 지혜라는 ‘옛 보물’과,
성령께서 오늘 새로 주시는 ‘새 보물’을
함께 품고 분별하여 꺼내 쓰는 곳간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새것이 좋다고 옛것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가?
나는 옛것에 갇혀 성령의 새로움을 막지 않는가?
나는 좋고 나쁨의 ‘가려냄’을 하느님께 맡기는가?
나는 성모님처럼 마음에 간직하고 되새기는가?
주님,
새것과 옛것을 함께 간직하는 넉넉한 곳간을 주소서.
성급히 단정하지 않고 마지막 가려냄을 당신께 맡기게 하시며,
성모님처럼 마음에 간직하고 되새기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