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3,31-35
주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가장 ‘작은’ 겨자씨와
눈에 보이지 않게 일하는 ‘누룩’에 비기십니다.
둘 다 처음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 엄청난 생명과 힘을 감추고 있습니다.
오리게네스는
성경의 ‘숨은 뜻’을 길어 올린 교부입니다.
그는 이 겨자씨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봅니다.
말씀은 한 구절 한 알처럼 작아 보이지만,
마음의 밭에 떨어져 자라면
새들이 깃드는 큰 나무가 됩니다.
오리게네스는 말합니다.
성경의 가장 작은 한 구절에도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깊은 신비가 담겨 있어,
천천히 파고드는 이에게 끝없이 열린다고.
누룩의 비유도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은총은 요란하게 일하지 않습니다.
반죽 속에 숨은 누룩처럼,
우리 영혼 깊은 곳에서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우리를 부풀려 갑니다.
그래서 영성은
‘큰 체험’을 좇는 일이 아니라,
작고 숨은 은총이 자라도록 ‘내어 맡기는’ 일입니다.
거룩한 독서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분명합니다.
작은 말씀 한 알을 가벼이 여기지 마십시오.
한 구절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오래 바라보면,
그 작은 씨앗이 마음속에서 자라
‘숨겨졌던 것’을 환히 드러냅니다.
작은 말씀일수록 그 깊이는 우주를 담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작은 시작’을 업신여기고 큰 것만 좇지 않는가?
나는 작은 말씀 한 구절을 오래 곱씹는가?
나는 내 안에서 조용히 일하시는 은총을 믿는가?
나는 숨은 누룩이 부풀도록 나를 내어 맡기는가?
주님,
작은 시작을 업신여기지 않게 하소서.
작은 말씀 한 알을 오래 바라보게 하시고,
제 안에 숨어 일하시는 은총께 저를 내어 맡기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