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3,44-52
밭에 숨겨진 보물, 그리고 값진 진주.
두 비유의 공통점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산다’는 데 있습니다.
그만큼 귀한 무엇을 발견했다는 뜻입니다.
그 보물은 다름 아닌 ‘하느님 나라’,
곧 하느님 자신이십니다.
성 예로니모는
이 보물을 ‘평생을 걸고’ 찾은 사람입니다.
그는 화려한 출세의 길을 버리고
베들레헴의 작은 방으로 들어가,
성경을 번역하고 묵상하는 데 일생을 바쳤습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
그에게 성경은
바로 그 ‘보물이 숨겨진 밭’이었습니다.
말씀을 파고들수록
그 안에 숨어 계신 그리스도라는 보물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에는 두 가지 결이 있습니다.
밭의 농부는 보물을 ‘우연히’ 발견하고,
상인은 좋은 진주를 ‘애써 찾아다닌 끝에’ 만납니다.
하느님은 때로 뜻밖의 은총으로 찾아오시고,
때로 오랜 갈망 끝에 만나 주십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그 보물을 알아본 사람의 반응은 똑같습니다.
‘기뻐하며, 가진 것을 다 내어주는 것’입니다.
영성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이 보물은 ‘숨어’ 있습니다.
온 세상이 저마다 자신을 요란히 내세우는 시대에,
하느님 나라는 스스로를 광고하지 않습니다.
그 보물이 숨겨진 ‘밭’은
바로 내 존재의 가장 깊은 내면이며,
거기에 그리스도께서 머물러 계십니다.
영성이란
그 숨은 보물을 향해 마음을 모아
나머지를 기쁘게 내려놓는 단순함입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에게 ‘가진 것을 다 팔 만큼’ 귀한 보물은 무엇인가?
나는 내 내면의 밭에 숨어 계신 그리스도를 찾고 있는가?
나는 그 보물을 ‘기뻐하며’ 택하는가, 마지못해 택하는가?
나는 성체 안의 보물을 알아보는가?
주님,
제 안의 밭에 숨겨진 보물, 당신을 찾게 하소서.
그 보물을 알아보고 기뻐하며,
나머지를 기쁘게 내려놓는 단순한 마음을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