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마태 7,21–29
오늘 복음의 중심에는
‘말’과 ‘함’의 차이가 놓여 있습니다.
‘주님, 주님!’ 하고 부르는 입술,
예언과 기적의 화려한 이력조차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지 않으면 헛것이 됩니다.
주님께서 찾으시는 것은
멋진 고백이 아니라 순종하는 삶입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바로 이 ‘실행’을 평생 설교한 교부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일과 같다고.
아무리 오래 들어도, 아무리 잘 말해도,
행함이 없으면 그 집은 첫 폭풍에 무너집니다.
크리소스토모에게 신앙은
아름다운 말이 아니라
가난한 이를 돕고 이웃을 사랑하는 구체적인 손길이었습니다.
반석과 모래의 차이는
집의 겉모습에 있지 않습니다.
맑은 날에는 두 집이 똑같아 보입니다.
차이는 폭풍이 닥칠 때 드러납니다.
크리소스토모는 이 폭풍을
삶의 시련과 유혹, 그리고 마지막 심판으로 읽습니다.
평소에 말씀을 ‘행하며’ 다져 둔 사람만이
그 폭풍을 견뎌 냅니다.
그러나 반석 위에 짓는 일은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매일의 작은 순종이 쌓여 가는 더딘 공사입니다.
때로 우리는 넘어지고 실패합니다.
그러나 반석 위에 선 사람은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같은 말씀을 또 한 번 행합니다.
이 끈질긴 다시 일어섬이 곧 인내이며,
인내가 그 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평화/인내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평화, 평화!’ 하고 외치는 말만으로는
평화가 세워지지 않습니다.
용서와 정의를 ‘실행하는’ 반석 위에서만
평화는 폭풍을 견디는 집이 됩니다.
오늘 한반도의 화해를 비는 우리도
말의 평화를 넘어 행함의 평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주님, 주님!’ 하는 말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나는 들은 말씀을 오늘 한 가지라도 실행하고 있는가?
내 삶의 집은 반석 위에 있는가, 모래 위에 있는가?
나는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행하고 있는가?
주님,
‘주님, 주님!’ 하는 입술의 기도를 넘어
당신의 뜻을 실행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제 삶의 집을 반석이신 당신 말씀 위에 짓게 하시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행하는 인내를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