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어느 단체 피정을 동반하며 성모성월이라서
‘성모님처럼 살기’라는 주제로 강의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시작하며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성령의 정배’와 ‘그리스도의 정배’ 중에 여러분이
무엇이 되길 원하는지 선택하라면 무엇을 선택하시겠는지.
그런데 너무도 놀랍게도 한 분도 빼놓지 않고
성령의 정배가 되겠다고 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교회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정배(Sponsa Christi)라고 했고
수도자 그중에서도 봉쇄 관상 수도자들을 그리스도의 정배라고 했는데
이분들은 어머니여서 그런지 성령의 정배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클라라와 자매들을 ‘성령의 정배’라고 한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을 받은 저였기에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씀드리며 이런 얘기를 덧붙여서 했습니다.
저는 여자가 되거나 동정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어머니가 되고 싶고 마리아가 되고 싶은 생각은 있으며
그래서 동정 마리아보다는 성모 마리아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생명을 잉태하고 내 뱃속에서 생명이 꿈틀거리고 자라는 체험을 해보고 싶다고,
그 생명을 잉태하고 자라게 하기 위해 입덧도 하고 고통도 당하고 싶다고,
태어난 아기에게 내 젖을 물리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일체감을 느끼고 싶다고.
사실 존재를 있게 하고 생명을 살게 하는 것처럼
위대하고 고귀한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많은 사랑이 있지만 이런 사랑만큼 위대하고 고귀한 사랑이 어디에 있습니까?
한 사람이라도 이렇게 존재가 있게 하고 생명을 살게 한다면
인류를 위해 엄청난 과학 기술을 발전시킨 것보다도 더 위대하고,
그것으로 그의 사랑은 정말 위대하고 할 바를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저나 수도자들은 만인을 사랑한다면서
어쩌면 한 사람도 제대로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고
결국 한 사람도 있게 하지도 살게 하지도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언제부턴가 저는 저의 소신학교 친구들 가운데
결혼한 친구들에게 어떤 열등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사랑은 그들의 사랑에 비해 관념적인 사랑에 그치는 것과 같아서 말입니다.
어쨌거나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어머니시고,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교회의 어머니이십니다.
성령의 정배로서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낳아주시고
십자가 현장에 제자와 함께 계셨던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후에도 성령을 받기 위해 사도들과 함께 기도하심으로써
기도하는 교회의 본보기요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본보기가 되셨지요.
그래서 오늘 감사송은 이렇게 아름답게 노래합니다.
“마리아께서는 티 없는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여
교회의 창설자 그리스도를 낳으시어 교회의 시작을 도우셨나이다.
또한 사도들이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고 있을 때
당신의 간구를 제자들의 기도에 결합시켜 기도하는 교회의 본보기가 되셨나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마리아처럼 성령의 정배들이 되어
그리스도를 세상에 낳아주는 어머니들이 되고,
마리아를 본받아 교회를 위해 기도함으로써 교회의 어머니들이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