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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필립보처럼

by 당쇠 posted May 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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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에 대해 답답해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이 친구 참으로 답답하구먼!”하고 말씀하시는듯합니다.
그리고 필립보를 주님께서 나무라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필립보만 답답하고 필립보만 나무람을 들어야 할까요?
아마 모두 답답한 제자들이었고
오히려 필립보가 나무람 대신 칭찬을 들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구요?

다른 친구들은 하느님을 못 보면서도 보고 싶어 하지도 않았고,
못 보면서도 보게 해달라고 하지 않은데 비해
필립보는 하느님을 정말 보고 싶어 했고
보지 못하는 것이 못 견딜 정도로 안타까웠으며,
그래서 마침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니 말입니다.
말하자면 다른 친구들은 내숭을 떨고 있는데 비해
필립보는 솔직하고 용감했으며,
다른 친구들은 침묵으로 자기의 갈망 없음과 용기 없음을 숨기는데 비해
필립보는 입방정으로 자기의 갈망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필립보는 주님의 제자 되기 전에 요한의 제자일 정도로 구도자였으며
메시아를 만나고 싶어 했고 보고 싶어 했으며
그래서 주님을 따라나섰습니다.

그런데 한 해, 두 해, 이제 세 해가 되었는데도
도대체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없고,
주님이 보여 주신다는 하느님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주님이 “이토록 오랫동안 나와 함께 지냈는데도”라고 하시는데
사실 그것이 필립보의 마음이었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주님과 함께 지냈는데도” 주님을 알 수 없고
하느님을 볼 수 없다니 답답하고 답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아니, 따지고 싶습니다.
오래 함께 있으면 다 알 수 있는 것인지?
얼마의 시간이면 주님을 알아야 하고 알 수 있는 것인지?

제가 지금도 양성을 하고 있지만 전에 청원장을 할 때
갓 들어온 청원자들이 1년도 안 되어 수도원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변한 것은 하나도 없고
하느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얼마나 노력했다고?
1년?

저도 그때는 그렇게 조바심했으니 이해는 하지만 어림도 없는 거지요.
그래서 제가 얘기해줍니다.
수도생활,
그리고 주님을 만나는 것은 100m 달리기가 아니라고.
그것은 죽을 때까지 달리는 마라톤이라고.
마라톤의 거리를 100m로 달리면 조금도 못가서 포기하게 됨을.

사실 주님을, 하느님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고,
진면목, 전면목을 어떻게 다 볼 수 있겠습니까?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다 안다는 것이 주제넘은 말일진대,
알려주시고 또 알아도 모르겠다고 해야 하고,
보여주시고 또 보여주셔도 우리는 보여 달라고 해야 할 겁니다.
필립보처럼.

그리고 오래 보고, 자꾸 보면 언젠가 보일 겁니다.
보일 때까지 보면 보이지 않겠습니까?
어느 민족은 비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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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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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영희 2012.05.03 12:12:35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면 무엇이나 다 들어주신다고...'
    그래서 마음 깊이 간절하게 청했습니다.
    '주님, 저에서 티없이 깨끗한 믿음을 주십시오...'
    아멘.
  • ?
    홈페이지 새벽 2012.05.03 12:12:35
    오늘도 주님이 함께 하실줄 믿습니다.
    오늘 나의 모든 행동, 만남이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 주시기를...
    좋은 묵상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에스더 2012.05.03 12:12:35
    주님을 보고 믿는 다는 것은 자신을 포기하고,
    주님이 나의 주인임을 믿고 철저히 신뢰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방법으로 하는 신앙은...
    평안이 없는 상태에서 열심히 애쓰고 노력해야 되고 너무나 힘이 듭니다.

    인간의 힘이 아닌...
    더 큰 주님의 힘이 우리에게 부어지면 신앙은 단순해지고 쉬어지고,
    앞으로의 진로, 경제적인 문제 ,자녀 문제 ,건강 문제
    노후 문제 사후 다 맡기게 됩니다.

    신앙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시는 겁니다.
  • ?
    홈페이지 까치 2012.05.03 12:12:35
    어느날 남편 말 합니다. 당신은 보일래 보이지않고 잡힐래 잡히지 않는 무지개를 쫓고있어 땅에서 살아 ,하며 저는 크게 웃었읍니다. 맞는 말이기에 그러나 나는 이순간 그냥 좋아요 대답하며 크게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올때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묻는 남편 또 웃으며 삽니다. 죽을때까지 달릴 수있게 신부님께서 도와 주시기 를 청원 합니다. 사랑하는 자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2.05.03 12:12:35
    사랑이신 하느님이시기에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을 사랑하면서
    하느님을 만나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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