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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요한 21,15–19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세 번 물으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그리고 그때마다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하고 맡기십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확인 질문이 아니라
무너졌던 베드로를 다시 세우시는 사랑의 장면입니다.
주님은 베드로의 실패를 모르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실패를 다 아시면서도
다시 사랑을 묻고
다시 사명을 맡기십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에서
사랑이 사명의 뿌리임을 깊이 보았습니다.
양들을 돌보는 일은
능력이나 지위의 문제가 아니라
먼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주님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주님의 양들을 바르게 돌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전략을 묻지 않으시고
성과를 묻지 않으시며
먼저 사랑을 물으십니다.
이 질문이 세 번 반복되는 것도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베드로가 세 번 주님을 모른다고 했던 자리에서
이제 세 번 사랑을 고백하게 하심으로
주님은 그를 부끄러움에 묶어 두지 않으시고
사랑 안에서 다시 회복시키십니다.
그러므로 이 복음은
실패의 기억을 들추는 장면이 아니라
실패한 사람을 다시 사랑과 사명 안으로 불러들이는 장면입니다.
주님은 넘어졌던 사람을 버리지 않으시고
오히려 더 깊은 겸손 안에서
다시 세우십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사랑이 없는 봉사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일로 흐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맡기신 양들을 돌본다는 것은
그들을 내 소유처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자의 길은
지배의 길이 아니라 자기 내어줌의 길입니다.
주님은 마지막에
베드로가 장차 어떻게 손을 펼치고
원하지 않는 곳으로 이끌려 갈지를 말씀하십니다.
이는 사랑이 결국
자기 뜻만을 지키는 자유가 아니라
주님을 위해 자신을 내어 주는 자유로 성숙해야 함을 보여 줍니다.

문화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우리 문화가 어떤 사랑을 말하고 있는지를 묻게 합니다.
세상은 자주
사랑을 감정의 고조나 자기만족으로만 말하지만
예수님은 사랑을
돌봄과 책임, 충실함과 자기 내어줌으로 드러내십니다.
참된 문화는
사랑을 소비하지 않고
사랑을 맡겨진 생명을 돌보는 방식으로 살아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문화는
자기표현의 문화만이 아니라
자기증여의 문화입니다.

또 성 막시무스를 기억하는 오늘,
이 복음은 더욱 깊어집니다.
베드로는 자유롭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 자유는 자기 마음대로 끝나는 자유가 아닙니다.
그는 사랑하기 때문에 돌보고,
사랑하기 때문에 따르며,
사랑하기 때문에 마침내 자신을 내어 주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자유와 사랑이 하나 되는 길입니다.
사랑은 자유를 없애지 않고
오히려 자유를 가장 참되게 만듭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정말 주님을 사랑하는가?
그 사랑이 말에만 머무는가,
아니면 맡겨진 사람들을 돌보는 삶으로 이어지는가?
나는 자유를
내 뜻대로 하는 권리로만 생각하는가,
아니면 사랑을 선택하는 힘으로 배우고 있는가?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사랑을 물으시고
그 사랑으로 세상을 돌보라고 맡기십니다.

주님,
제가 사랑을 말로만 고백하지 않게 하시고
맡겨진 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게 하소서.
실패의 기억에 머물지 않게 하시고
당신 사랑 안에서 다시 일어나게 하시며
자유를 자기 뜻이 아니라
사랑을 선택하는 힘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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