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오늘 이 말씀은 내일 승천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시는 말씀입니다.
당신의 이 세상 일생을 이렇게 한마디로 요약하시는 것입니다.
아버지에게서 왔다가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을 위한 회칙 ‘봉헌 생활’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예수님 일생을 ‘A Patre, ad Patrem’ ‘From the Father, to the Father’
곧 ‘성부께로부터 와서 성부께로 돌아가신’ 일생이라고 요약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해도 되는 것입니까?
왔다가 가는 인생이라고 주님 일생을 이렇게 얘기해도 되는 것입니까?
성부께로부터 왔다가 성부께 돌아가는 것이 성자의 일생이라면,
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것이라면 무엇 하러 이 세상에 오셨냐는 말입니다.
왔다가 돌아가시는 것 안에 많은 것이 있었지요.
왔다가 그냥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구원 사업이 있었지요.
우리 구원을 위해 육화하신 것이고,
우리 구원을 위해 공생을 시작하신 것이고,
우리 구원을 위해 공생활 동안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셨으며,
그러시면서 가르쳐주시고, 병자를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내 주시고,
그 사이에 타볼산에서 내려와 해골산으로 올라가셨고 마침내 죽으셨지요.
이렇게 우리를 위해 많은 일을 하셨는데도 성부께로부터 왔다가
성부께 돌아가는 것이라고 줄여 말씀하시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우리를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 돌아가시는 것임을 강조함이고,
우리도 세상을 떠나야 하고 아버지께 돌아가야 함을 강조하시기 위함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
살 일이 있고 돌아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 세상 사는 동안에는 살 일이 남아있고 잘살아야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얘기가 열심히 살 것이 아니라 잘살아야 하고,
특히 나이를 먹으면 더더욱 ‘열심히’가 중요하지 않고 ‘잘’이 중요합니다.
열심히 잘못된 길을 가면 열심히 간 것이 잘못 산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는 것이 잘 간 것이고 잘 산 것입니까?
우리 신앙인에게는 ‘주님처럼’이고,
오늘 주님처럼 성부께로부터 왔으니 성부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잘 사는 것은 ‘성부 목적성’을 가지고 사는 것이며
그런 다음 그 목적에 맞게 열심히 가는 것인데 그래도 사는 동안엔
필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을 성부께 청하되 당신 이름으로 청하라고 하십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대신 청해 줄 내가 없으니 너희가 직접 청하라는 뜻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기도하지 않는 자식들 때문에 대신 걱정하고 대신 기도합니다.
그러다가 하느님께 가게 되면 이제는 내가 가는 하느님께
너희가 직접 청하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하느님께 직접 청하되 주님 이름으로 청하라는 것이고,
그러면 청하는 것은 다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주님 이름에 먹칠하지 않게 청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면서 자기 욕심 채우기 위해 청하지 말고,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면서 나쁜 것을 주십사 하고 청하지 말고,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면서 원수 죽여주십사 하고 청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면서 주님의 가르침대로
서로 사랑하며 하나 되어 살게 해 주십사고 기도하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