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21,1–14
제자들은 다시 고기를 잡으러 나갑니다.
밤새도록 애썼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합니다.
날이 밝을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시지만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들이 던지자 그물이 찢어질 만큼 고기가 잡힙니다.
그제야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가 말합니다.
“주님이십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에서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과거의 실패’로 몰아붙이지 않으시고
식탁으로 다시 부르신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합니다.
제자들의 빈 그물은
그들의 무능을 조롱하는 표지가 아니라
주님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진짜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겸손의 자리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물가에서
불을 피우고, 빵과 생선을 준비해 두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먼저 설교하지 않으십니다.
먼저 먹이십니다.
아우구스티노의 눈으로 보면
이 식탁은 단순한 아침 식사가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다시 살리는 자비의 성사입니다.
주님은 그들의 두려움과 공허를
‘명령’이 아니라
‘돌봄’으로 치유하십니다.
오늘 1주(성실/온유/절제)의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성실: 빈 그물의 밤을 숨기지 않고 다시 주님께 나아가기
• 온유: 실패한 자신과 이웃을 비난하지 않고 주님의 자비를 기다리기
• 절제: 성급한 자책과 과잉 통제를 내려놓고, 주님의 말씀에 순명하기
부활의 주님은
지친 제자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묻습니다.
“먹어라.”
오늘 우리도 이 초대를 듣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삶을 채우기 위해
먼저 식탁을 차려 두신 분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제가 빈 그물의 밤을 지나올 때에도
당신의 식탁이 이미 준비되어 있음을 믿게 하소서.
성실하게 다시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온유로 자신과 이웃을 대하며
절제로 조급함을 내려놓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