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로 정경 37
- 배신의 늪에서 1 -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마태 26,24).
배신이란 상충되는 이익들 앞에서
나 중심적인 관점을 선택하는 카로 아닐까
인간은 본래 철저히 나 중심적인 존재이고
우선적으로 내 이익을 선택하는
존재이기에,
그 선택에 대해서 그렇게 비난할 일도 아니리
때로는 나도 그런 선택을 스스럼없이 해왔던 존재이니까
그런데 이완용의 선택과 매천의 선택처럼
너무도 극명하게 대조되는 선택과 달리
영과 카로가 너무도 교묘하게 얽히고설켜 있어
영의 선택인지 카로의 선택인지 분간하기 곤란한 경우들도 있다.
일상적인 삶 안에는
영의 선택처럼 여겨지는 그런 카로의 선택,
가령, 의로움에 빌붙어 뒤에서 비수를 꽂는 경우들도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백색의 비수 저 너머에 비치어오는 예수,
배반한 제자를 끝까지 배반하지
않은 스승!
카로의 선택으로 비쳐지는,
어리석은 자처럼 영을 선택한 그리스도의 신비를 바라보며 초월의 빛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