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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1435) :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Rogier van der Weyden)

by 이종한요한 posted Apr 0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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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1435)

작가 :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Rogier van der Weyden)

크기 : 목판 220 x 262cm

소재지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그리스도교의 시작은 예수님이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심으로 시작되면서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그리스도는 인간의 모습이지만 하느님의 신성을 지닌 분임을 많이 강조하게 되었다.



여기에 겹쳐 교회 역시 당시 수준에서 변변치 못한 서민들이 시작한 처지에서 자기 집단의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선 신적인 모습을 많이 강조하게 되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중세기 이전 교회가 부담을 느낀 것은 예수님이 무능하고 비참하게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 들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권위를 파괴하는 것으로 여겨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재현하면서도 아무런 고통도 없는 모습으로 재현하거나 아니면 왕관을 씌워 어떤 의미의 고통과도 무관한 모습을 만들곤 했다.



그런데 중세기에 넘어 오면서 교회안에서 새로 시작된 탁발 수도자들이 그리스도의 인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교회의 판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이 되신 것은 인간을 하느님으로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여겨 탁발 수도자들은 인간에 대한 극단적 사랑의 표현으로 그분의 십자가 죽음을 제시하면서 십자가의 고통과 희생의 강조가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신 척도로 강조하게 되었다.

 

그동안 하느님으로 오신 예수의 권능을 강조하던 양식과 전혀 다른 관점, 고통과 희생의 모습인 그리스도가 강조되기 시작했고 이것은 그리스도 뿐 만아니라 성모님의 모습 부각에도 새로움을 더하게 되었다.



성모님의 어머니로서 역할은 바로 아들의 십자가 고통에 동참한 것으로 연결시켰고 이것은  인간적인 차원을 강조하던 교회 분위기에 겹쳐 대단한 영향력을 표현하게 되었다.

또한 “십자가 곁에 서 계시는 성모님”이란 뜻의 스타바트 마텔(Stabat Mater)라는 신심행위가 폭발적으로 퍼지게 되면서 교회의 모습 변화에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는 13세기에 만들어진 성모 찬가로,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형 동안 어머니로서 겪은 고통을 묘사한 것인데, 이 찬가의 작가는 프란치스칸 수도자인  야코포네 다 토디(Jacopone da Todi)로 인정되고 있다.



이 작품은 성모님이 예수의 어머니로서 겪어야 했던 성모칠고에 나타나고 있는 중요 주제이며 성미술에선 죽은 아들 예수님을 안고 슬퍼하시는 성모님의 상징인 피에타(Pieta)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루카 복음에 나타나고 있는 선교활동을 하시는 예수님을 도운 여인들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사명을 마친 후 예수님 장례를 위해 모였던 사람들을 한 장면에 등장시켜 예수 생애 그분을 따랐던 제자들의 모습 안에서 예수님의 사명을 발견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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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예수님을 도왔던 여자들은 성서에서 다음과 같이 등장하고 있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8, 2-3) 



이 여인들은 그들이 주님과 함께 지내면서 겪었던 주님에 대한 기억을 생각하며 깊이 슬퍼하는 감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가는 색깔의 극명한 사용으로 대비 효과를 내기 위해 성모님은 슬픔의 색깔인 푸른 색과 사도 요한은 사랑의 색깔인 적색을 사용해서 그들이 겪은 인간적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사도 요한은 너무도 순수한 마음으로 예수를 스승으로 모셨던 제자로 다른 제자들이 주님을 배반하고 도망갈 때도 십자가 곁은 지킨 충실한 제자였고, 성모님은 항상 아들 뒷바라지에 몰두했던 어머니 였으니 이들은 제자와 어머니라는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사랑하던 주님을 바라보는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혼절하신 성모님 옆에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리고 평소 예수님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니코데모와 아리마테아 요셉이 서 있다.

성서는 이 두 인물의 됨됨이와 예수님이 가장 어려운 순간을 지킨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그 뒤에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게 해 달라고 빌라도에게 청하였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그가 가서 그분의 시신을 거두었다.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도 몰약과 침향을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왔다. 그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
(요한 19,38-40)



바리사이파 사람 니코데모는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 의원이었다.  당시로서는 권력, 재력, 명예를 두루 갖추어 아쉬움이 없던 인간의 모델이었다. 그러나 그는 늙은 나이에도 진리를 찾는 열정을 멈추지 않았고 예수님을 반대하던 유대인들을 피해 한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와 대화를 나눴다.(요한 3,1-21 참조)



​예수님과 니코데모는 알 듯 모를 듯 대화를 이어갔지만 니코데모는 진리를 찾는 사람이었다. 마음과 영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예수님의 부활 체험 후 였을 것 같다. 예수님이 수난을 받으실 때도 니코데모는 혼자 용감하게 변호했는데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혼자는 역부족이어서 결국 예수님은 사형을 당한다.



​니코데모는 예수님의 십자가형 이후 시신을 모셔다가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고 새 무덤에 안장하며 장례를 치렀다. 제자들 조차 버린 사형수로 죽은 예수님의 장례를 치렀다는 자체가 의리와 신의를 지키던 인물임을 말해 준다.



예수님의 수난과 처형 당시 제자들이 도망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비교되는 행동이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은 자기의 장례를 위해 준비해둔 무덤 자리를 갑자기 죽음을 겪으신 주님을 위해 내놓을 만큼 주님께 대한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제자였다.



맨 오른쪽 여인은 마리아 막달래나이다. 교회 역사에서 어떤 교황님의 잘못된 해석이 퍼지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 회개한 여인으로 둔갑하기도 했지만 이것은 근거없는 이론이고, 가장 확실한 것은 그는 예수님을 가장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인이었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가장 처음 만났던 여인이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예수님의 시신을 십자가에 내린 인간적으로 가장 슬픈 순간에 주님을 충실히 따르며 나름대로의 다양한 역할을 했던 제자단, 사도 요한과 성모님처럼 더 없이 순수하고 맑은 마음으로 주님을 따랐던 제자 중의 제자들을 등장시킴으로서 예수의 제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증거하면서 한마디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랐던 사람들의 모임 같은 밝은 인상을 주고 있다.



성서에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위해 체포되던 순간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친 제자들과는 전혀 다른 주님께 충실을 다했던 제자들의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주님의 십자가 죽음 작품에는 하늘의 색깔이나 십자가의 을씨년스러움과 반대되는 표현으로 부활을 예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주님의 죽음과 부활은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음을 알리고 있는데, 이 작품은 주님의 시신을 가운데 두고도 화려한 색채를 사용함으로서 죽음과 전혀 다른 화사한 색깔을 도입함으로서 예수의 장례식인 곳을 부활의 생명을 낳는 자리로 초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는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또는 혹독한 고통을 가한 군인들이 성모님과 제자들과 등장하는 것이 보통이나 이 작품에는 예수님에게 순수한 사랑을 바치며 신실했던 제자들을 등장시킴으로서 부활의 새로운 전조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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