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레미야는 이렇게 주님의 말씀을 들려줍니다.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어제 독서의 기도 첫째 독서 곧 탈출기가 떠올랐습니다.
“주께서 그의 앞을 지나가시며 외치셨다. ‘나는 주님이다. 주님이다.
자비와 은총의 신이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아니하고 사랑과 진실이 넘치는 신이다.’
모세는 얼른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아뢰었다. ‘주여, 제가 정녕 당신 눈에 드셨으면,
부디 주께서 우리와 동행해 주십시오.’”
예레미야서를 듣다가 왜 어제 탈출기가 떠올랐을까요?
그것은 우리가 모세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세는 자기 앞을 지나가시는 하느님,
나는 주님이라고 외치시는 하느님 앞에
얼른 땅에 엎드리고 예배하며 아룁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이래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앞을 지나가시는데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여 있고,
하느님께서 나는 ‘주님이다. 자비와 은총의 신이다.’라며 외치시는데
귀를 기울이지 않고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간다면 되겠습니까?
우선 모세처럼 땅에 엎드리는 자세가 보기 좋고 닮고 싶습니다.
이것은 포악한 인간 앞에 굴욕스럽게 꿇린 것과 전혀 다릅니다.
자발적이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입니다.
거룩한 겸손과 경외심의 표시이며
그래서 땅만큼 낮추어졌어도 행복합니다.
다음으로 그는 예배드립니다.
하지만 입으로만 나불거리는 예배가 아니라
마치 절에서 백팔 배 절을 올리듯 온몸으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 한 분은 당신의 성당 제대 앞에 큰 방석을 깔아놓고는
당신도 그렇게 하고 신자들도 그렇게 하게 하는데 성당에 들어와
바로 자기 자리에 가 철퍼덕 앉지 않고 그 방석에서 큰절을 올리게 합니다.
이것이 기도의 정석입니다.
성당에 들어오자마자 마구 떠들거나
떠들지는 않더라도 먼저 자기 하소연이나 냅다 하지 않고
먼저 하느님께 정성껏 경배드리는 것이 참 기도 자세지요.
그런 다음에야 모세는 하느님께 자기 청을,
곧 동행해주십사 하고 청을 드립니다.
그런데 이는 오늘 예레미야서가 한탄하는 것,
곧 주님께 등을 돌리고 고집스럽게 자기 길을 가려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동행해주십사고 모세가 하느님께 청하지만
실은 자기가 하느님과 함께 가려는 겁니다.
그러니 이것은 요청과 동시에 자기 의지를 봉헌하는 기도입니다.
돌렸던 등을 다시 돌려 하느님께 향하는 것,
그런 다음 땅에 엎드려 경배하며 청하는 것,
이것이 사순절의 회개이자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