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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1주 수요일-나는 어떤가? 요나와 다른가?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Feb 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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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은 주님께 표징을 요구합니다.

이것을 보면서 이들은 왜 주님께 표징을 요구했을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그들을 악하다고 하시는데

그들의 요구가 정말로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었을까요?

그래서 주님께선 그들이 악하다고 하신 것이었을까요?

 

주님을 믿고 싶어서 하늘의 표징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진정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무엇이 왜 악한 것이었을까요?

 

저도 한때 주님께 표징을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종신 서원을 바로 앞두고 저의 서원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지,

그것을 알고 싶었고 그래서 원하신다는 표징을 하느님께서 친히 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으며 또 그 간절함의 표시로 한 달간 단식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 십여 일이 지났을 때 결정적인 때가 왔습니다.

그때 제가 피정하던 곳의 형광등이 아주 제멋대로였습니다.

불을 켜면 바로 들어올 때도 있고 한참 있다가 들어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맡에 초와 성냥을 두고 바로 안 들어오면 초를 켜곤 했는데

그날도 불이 바로 안 들어와 성냥을 켜려는 순간 악마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저를 사랑하시고 그래서 제가 서원하기를 원하시면

제가 성냥을 켜는 순간 형광등 불이 동시에 켜지게 해 주십시오!’라고

매우 도발적인 표징을 그 순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동시에 형광등 불이 들어왔고 저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몇 시간을 꼼짝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머릿속에서는

기적이다! 아니다! 이런 생각만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지난 뒤에 몸이 풀려 일어나 문을 열고 나오는데

마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고 그 일출을 보는 순간 저는 크게 깨졌습니다.

 

저 떠오르는 해가 하느님의 표징인데 왜 나는 매일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는

하느님의 표징을 보지 못하고 다른 표징을 요구했는가? 하는 반성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 저는 하느님의 표징을 간절하게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조급함 때문인지 그때는 주님께 요구했습니다.

 

응답을 주실 때까지 겸손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매우 불손하게 주님을 마구 윽박지른 것입니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하느님의 표징을 보지 못한 잘못,

겸손하게 하느님의 표징을 청하고 기다리지 못한 잘못은 있어도

저의 표징 요청 또는 요구가 악했다고 저는 지금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주님께서 악하다고 하신 것의 뜻은

하느님의 선의를 거스르려는 악의를 말함입니다.

 

하느님은 니네베를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선의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그 뜻을 따를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방인인 니네베가 구원받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가 미워하는 니네베가 망하기를 원했기에

니네베로 가 회개를 선포하라는 명령을 거역했는데 그것이

바로 악한 것이었고 그것이 깨지는 회개가 요나에게 먼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도망치는 요나를 고래뱃속에서 삼 주야를 있게 했고,

요나는 어쩔 수 없이 니네베로 가 오늘 독서에서 보듯 회개를 선포합니다.

 

주님께 표징을 요구한 군중에게도 이런 악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필요한 표징도 다른 것이 아니라 요나의 표징이었나 봅니다.

 

이것을 보며 나는 표징을 겸손하게 청하는 사람인지 불손하게 요구하는 사람인지,

나의 악함을 깨닫고 요나처럼 악이 깨지기를 바라는 사람인지 고집하는 사람인지,

그것을 돌아보게 되는 오늘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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