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4,1–11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십니다.
유혹은 “나쁜 일을 하라”는 노골적인 명령이라기보다,
하느님을 믿는 방식 자체를 비틀어 버리려는 속삭임입니다.
• “배고프지? 돌을 빵으로 만들어.” → 필요를 우상으로 바꾸어라.
•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천사들이 받들 거야.” → 하느님을 시험해라.
• “이 모든 권세를 줄게. 나에게 절해.” → 목적을 위해 영혼을 팔아라.
성 예로니모는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마귀는 성경을 인용하지만, 그 뜻을 왜곡한다.”
그러니 싸움의 핵심은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말씀을 어떻게 붙들고 살아내느냐입니다.
오늘 사랑/기쁨 주간에 복음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나는 사랑을 핑계로 통제하려 하지 않는가?
나는 기쁨을 핑계로 회피하지 않는가?
예수님은 유혹을 힘으로 짓누르지 않으시고,
말씀으로—곧 하느님께 대한 신뢰로—통과하십니다.
사랑/기쁨은 결국
하느님을 시험하지 않는 마음,
권력을 숭배하지 않는 마음,
필요 앞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마음에서 자랍니다.
주님,
제가 사랑을 말하면서도
사실은 제 방식대로 이웃을 움직이려 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기쁨을 말하면서도
현실과 책임을 피하지 않게 하소서.
광야의 자리에서
당신처럼 말씀으로 서는 마음을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