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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의 전설이 지도공소에..

by 이마르첼리노 posted Apr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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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


우렁각시는 몰래 숨어서 남을 도와주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전래동화 우렁각시이야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 이야기의 전문은 이러합니다.

아득한 옛날 옛적입니다.
한 총각이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총각은 날마다 들에 나가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총각은 나이가 서른이 되도록 장가를 못 갔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누구랑 먹고 살자고 이 힘든 농사를 짓지.' 총각은 논을 매면서 탄식을 했습니다.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먹고 살아?" 어디에서 이런 대답 소리가 들렸습니다.
총각은 깜짝 놀랐습니다. 푸념으로 하는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대답 소리가 들려오니 이상했습니다. 부근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것 참 이상하다. 혹시 내가 잘못 들었나?'
총각은 자기의 귀를 의심하면서 다시 논을 맸습니다. 총각은 한참 일하다가 허리를 폈습니다.
하루 종일 허리를 구부려서 논을 매고 나니 허리가 몹시 아팠습니다.
'이 농사를 지어 누구랑 먹고 살려고 이러지?'
총각은 다시 푸념을 하였습니다.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먹고 살아."
대답 소리가 또 들렸습니다. 아까와 똑같은 소리였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사람의 목소리가 틀림없는데 사람은 없으니.......'
총각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살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총각은 소리나던 곳으로 살금살금 가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커다란 우렁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총각은 우렁이를 집어들었습니다.
'야! 그 우렁이 엄청나게 크기도 하구나!'
여태까지 이렇게 큰 우렁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이 우렁이를 집으로 가져 가 길러야겠다.'
총각은 일을 마치고 우렁이를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총각은 우렁이를 물동이에 넣었습니다.
이튿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총각은 아침을 지으러 부엌으로 나왔습니다.
'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총각은 하마터면 놀라 외마디 소리를 지를 뻔하였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한 그릇과 반찬이 상 위에 놓여 있는 게 아닙니까?
'그거, 참 이상하다. 누가 밥을 지어 놓았을까?'
총각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들로 나가 일을 했습니다.
총각은 아침밥을 누가 지었을까 하고 하루 종일 생각하였습니다.
총각은 저녁때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 또 누가 밥을 지어 놓았네.'
아침과 똑같은 밥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총각은 또 맛있게 밥을 먹었습니다.
그 뒤에도 누군가가 날마다 총각 몰래 밥을 지어 놓곤 했습니다.
'누가 밥을 짓는지 알아봐야겠다.'
총각은 어느 날 키를 덮어 쓰고 부엌 한편 구석에 숨어서 엿보았습니다.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처녀가 물동이에서 나왔습니다. 처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밥을 지어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물동이로 들어갔습니다.
'저 물동이 속엔 우렁이가 들어 있는데 처녀가 나오다니'
총각은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럼, 우렁이가 사람으로 변한 걸까?'
총각은 다음날도 엿보았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물동이에서 처녀가 나와 밥을 지어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물동이로 들어가려고 하였습니다.
이 때 총각은 처녀의 치맛자락은 덥석 잡았습니다.
"여보시오, 나랑 같이 삽시다."
"이러시면 아니 됩니다. 때가 이릅니다. 나는 원래 하늘나라의 선녀인데 죄를 짓고 인간 세상에 내려왔습니다.
이제 당신과 인연이 닿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만 우리가 같이 살려면 좀더 기다려야 합니다.
몇 달 동안만 참으시면 당신과 함께 살게 될 겁니다.
그러나 그 기한까지 참지 못하고 살게 되면 슬픈 이별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나를 놓아 주시고 기한이 될 때까지 참아 주십시오."
"몇 달 동안을 어떻게 참겠소. 그냥 같이 삽시다."
총각은 막무가내로 졸랐습니다. 처녀는 할 수 없이 총각과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총각은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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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공소에 온지 두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우리 동료 수사님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일을 하면서
사부 성프란치스코 성인께서 말씀하신 '주님께서 마련해 주시는 식탁'이
날이 가면 갈수록 구체적 현실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고 오늘은 '우렁각시'라는 전설이 생각났습니다.
어느날부터 알게 모르게 가져다 놓은 음식과 식재료들이
신기하리만큼 우리의 필요를 너무나 잘 아시고 그때 그때 그것을 채워주심에 놀라웠습니다.

간장과 된장, 고추장과 고추가루, 참기름과 들기름, 조기와 매운탕꺼리 민어,그리고 꽃게,
김치와 풋마늘,상추와 봄동,두릅과 나물, 냉이와 쑥, 붕어빵과 떡, 옥수수,딸기와 오랜지,참외, 김.
돼지고기와 장조림용 쇠고기,마른멸치,쭈꾸미와 낙지, 백미와 흑미, 양배추와 근대, 등등

아무도 몰래 현관 앞에 두고 가거나 집안에 두고 갑니다.
두달동안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들을 보내주신 분들께 넘넘 감사드립니다.
마치 구약성경에 나오는 사렙다 마을의 과부의 뒤주처럼 떨어질만 하면 채워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은혜를 베푼 우렁각시들에게 주님께서 흡족하게 갚아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지도공소에서
이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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