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6,1–6.16–18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하지 마라.”
기도도, 자선도, 단식도
시선이 하느님께 향할 때 생명이 되지만,
시선이 사람에게 향하면
그 순간부터 신앙은 “관계”가 아니라 “연출”이 됩니다.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는
겉모습의 경건함을 경계하며
신앙의 중심을 이렇게 붙듭니다.
하느님을 ‘보여주는 것’보다, 하느님께 ‘닿는 것’ㅔ이 먼저라는 것.
그에게 기도는 말의 기술이 아니라
영혼의 방향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골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골방은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내 안의 깊은 자리입니다.
거기서 우리는 솔직해집니다.
남에게 보일 표정을 만들 필요가 없고,
성공한 사람처럼 기도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가
하느님 앞에 서는 자리입니다.
단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단식을 금지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단식이
“내가 얼마나 하는지”를 증명하는 간판이 되는 순간,
단식은 이미 목적을 잃습니다.
참된 단식은
먹지 않는 행위가 아니라
욕망의 소음을 줄여 하느님의 소리를 더 듣는 길입니다.
평화/인내 주간의 수요일,
주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너는 누구의 시선을 먹고 사느냐?”
사람의 인정인가,
아니면 하느님의 숨결인가.
주님,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면서도
사람의 시선을 더 의식할 때가 많습니다.
골방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감추어진 자리에서
저를 다시 정직하게 하시고,
기도와 단식이
자랑이 아니라 사랑이 되게 하소서.
아멘.
